한화, 우주인터넷社에 3억弗 투자

입력 2021-08-12 17:36
수정 2021-08-13 01:15
한화가 세계적 위성통신 서비스 업체인 원웹에 3억달러(약 3465억원)를 투자한다. 위성·안테나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주도의 우주사업이 펼쳐지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 본격적인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의 방산·항공우주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영국 위성통신 서비스업체 원웹 주식 25만 주(지분 8.8%)를 3465억원에 매입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발표했다. 2012년 설립된 원웹은 저궤도에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 선두기업이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우주 인터넷용 위성을 발사했다. 저궤도 위성 254기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위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통해 글로벌 주파수 우선권도 확보했다.

원웹은 지난해 파산 위기를 맞았지만 영국 정부가 인도의 억만장자 수닐 바르티 미탈이 운영하는 세계 3대 이동통신사인 바르티와 함께 각각 5억달러를 투입해 지분을 사들였다. 프랑스와 일본의 대표 통신업체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바르티가 38.6%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보유한 위성·안테나 기술을 토대로 원웹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르티 미탈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한화시스템은 전 세계를 연결하려는 원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사장은 “우주 인터넷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기 위한 원웹의 비전에 한화시스템의 위성·안테나 기술은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원웹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모든 경영 현안에 관여하게 된다. 원웹이 위성 제작과 발사 및 서비스 등 각 분야 세계 최고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한화가 우주사업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원웹은 위성 제작을 위해 에어버스와 합작회사를 세웠다. 위성을 싣는 로켓 분야에서는 아리안스페이스·소유스와 협력한다. 주요 주주인 세계적 통신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우주 인터넷을 제공한다.

한화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룹의 우주사업 컨트롤타워인 스페이스허브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맡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사진)이 이번 투자를 지휘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원웹 인수는 지난 3월 스페이스허브가 출범한 이후 첫 번째로 이뤄진 대규모 투자다.

한화는 그룹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추가 투자도 단행했다. 한화시스템은 이날 미국 오버에어가 발행한 3000만달러(약 346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월 2500만달러를 투자해 UAM 기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오버에어 지분 30%를 인수했다.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동시에 향후 주식 전환을 통해 오버에어 지분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