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초소형·초고용량 전장용 MLCC 개발

입력 2021-08-12 18:03
수정 2021-08-13 01:10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한 신제품을 앞세워 MLCC 시장 1위인 일본의 무라타제작소 추격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12일 전장용 MLCC 2종(사진)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차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들어가는 초소형 모델과 초고용량 모델을 각각 선보였다. ADAS는 자율주행 운전 중 발생하는 상황을 차량이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기계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차선이탈방지와 서라운드뷰모니터(SVM),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장치 등이 해당한다.

전류 흐름을 제어해 반도체에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MLCC는 전자제품에는 빠짐없이 들어가는 필수 부품이다. 삼성전기가 이번에 개발한 전장용 MLCC 2종은 0603 크기(가로 0.6㎜, 세로 0.3㎜)에 100nF(나노패럿) 용량인 소형 제품과 3216(가로 3.2㎜, 세로 1.6㎜) 크기에 47uF(마이크로패럿) 용량인 초고용량 제품이다.

0603 MLCC는 기존 1005 크기(가로 1.0㎜, 세로 0.5㎜) 대비 면적을 64% 줄이면서도 동일한 전기 용량을 구현했다.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에 내장돼 주변의 신호 잡음을 제거하고 정확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3216 MLCC는 기존보다 2배 이상의 용량을 구현한 고용량 제품으로, 차량 내 반도체에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MLCC 시장 1위 업체는 무라타제작소다. 세계 시장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시장 점유율 22%로 2위인 삼성전기는 반전을 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장으로 MLCC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장에서 승기를 잡으면 무라타제작소 추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을 2026년까지 1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사인 보쉬로부터 우수협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