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도 됩니다"…경형 SUV '캐스퍼' 관심 집중, 가격은?

입력 2021-08-12 06:00
수정 2021-08-12 09:24

침체된 경차 시장에 현대자동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활력을 불어넣을까. 경차는 가격이 저렴하고 연비가 좋아 '서민의 발'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위축되면서 '레이' 정도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달부터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양산되는 '캐스퍼(프로젝트명 AX1)'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광주형 일자리' 양산차 캐스퍼 '개봉박두'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형 SUV가 다음달부터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양산된다. 차명으로 '캐스퍼'가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형 SUV AX1은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의 일환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위탁생산을 맡긴 차량이다. GGM은 현대차와 광주광역시의 합작으로 2019년 8월 출범했다.

캐스퍼는 전장·전폭·전고가 3595·1595·1575mm로 베뉴보다 약간 작은 크기다. 파워트레인은 기아가 경차에 사용하는 76마력의 1.0L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시장을 관통했던 '차박' 수요가 SUV에 몰렸던 만큼 경형 SUV는 실속형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차 시장이 위축됐지만, 반등의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경차 시장 줄어들지만…공간성·경제성 높으면 '인기'
대표적인 사례가 기아의 '레이'다. 레이는 앞문과 뒷문 사이의 기둥이 없는 박스카로, 경차의 경제성과 SUV 못지않은 공간성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10년이 지났고 부분변경과 연식변경만 이어온 경차이지만, 올해 상반기 1만8518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상반기(1만3284대)와 비교해 판매량이 39.4% 증가했다. 넉넉한 공간과 높은 활용성만 갖춘다면 경차도 인기를 얻는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캐스퍼 고급 모델 가격이 1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 레이와 모닝 고급 모델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1250만원을 넘는 경차는 취득세를 일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취득세 혜택 문제는 해소될 전망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차량 가격이 1500만원대가 될 것이며, 취득세 면제 범위 확대와 기간 연장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건의하겠다"고 거론했다.

여기에 지난 10일 행정안전부가 '2021년 지방세입 관계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말 일몰이 예정됐던 경차 취득세 감면 혜택은 3년 연장된다. 감면 상한선도 기존 50만원에서 65만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1600만원대 경차도 취득세를 전액 감면받는다.

옵션을 포함한 캐스퍼 가격을 159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기존 규정으로는 14만원 가량의 취득세를 부담해야 했지만, 이제는 아예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소형 및 준중형 차량이라면 취·등록세가 7%로, 1590만원 기준 120만원 가량을 납부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혜택이다.


경차는 기본적으로 공영주차장 및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 혜택이 있다. 경차 소유자의 주유비에 대해 개별소비세액을 연간 20만원까지 환급해주는 혜택도 있다. 개별소비세액 환급 특례는 올해 12월31일에 종료될 예정이지만, 최근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례를 5년 연장하고 한도액도 30만원으로 늘리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편 국내 경차 시장은 지난해 판매량 10만대가 붕괴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9만7343대에 그치며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만대를 하회했다. 올해 상황은 더 악화됐다. 상반기 경차 판매량은 4만78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가량 줄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