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베트남 증시로 다시 몰린다

입력 2021-08-11 15:47
수정 2021-08-12 01:59
국내 투자자들이 베트남 증시로 다시 몰려가고 있다. 지난달 초 조정받은 베트남 증시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세계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베트남 수출 관련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국내 투자자는 베트남 호찌민 증시에 상장된 ‘VFMVN30 상장지수펀드(ETF)’를 2025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VFMVN30 ETF는 베트남의 대형주를 모은 VN3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주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3위 종목이 이 ETF였다.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20개 중 미국 이외 국가의 종목은 이 상품이 유일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베트남 증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난달 초 급락했던 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주가지수(VN)는 지난달 2일 종가 기준 전고점(1420.27)을 경신한 뒤 11거래일 동안 14.21% 급락했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베트남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폭 강화한 영향이었다.

지난달 26일부터는 상승세로 전환하며 12거래일 동안 7.38% 반등했다. 김동현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차장은 “베트남 당국의 대응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심리가 개선됐다”며 “코로나19 충격을 보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도 기대감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한 주간 국내 베트남 주식형 펀드 22개의 평균 수익률은 3.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01%)보다 세 배가량 높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베트남 펀드(34.30%)가 글로벌 펀드 평균(12.05%)을 웃돌았다.

하반기 베트남 증시 전망도 긍정적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돈 풀기’로 늘어난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동시에 경제 회복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이 모두 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정부는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당국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갈 길 잃은 돈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쏠리고 있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6.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물류·항만, 증권 업종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김 차장은 “선진국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베트남의 무역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베트남 내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면서 증권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