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굴지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선보이며 11일 오후 11시(한국시간)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21(신제품 공개 행사)'에 대한 노골적인 '김 빼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오포와 합병한 원플러스는 이날 공식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의 티저(맛보기) 이미지를 선보였다. 원플러스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으로 우주(갤럭시) 사진을 사용했다.
원플러스가 올린 이미지를 보면 해당 스마트폰은 일반 바(직사각형) 형태의 제품이 아닌,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할 '갤럭시Z폴드3'와 유사한 폼팩터(특정 기기형태)를 갖췄다. 다만 자세히 보면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이 아닌 듀얼 스크린폰인 것으로 추정된다.
듀얼 스크린폰은 별도의 액세서리를 통해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이어놓은 폼팩터다. 하나의 스크린이 접히는 폴더블폰과 달리 원플러스의 제품은 스크린 중간에 별도의 틈이 보인다. 원플러스는 그간 듀얼 스크린폰을 출시한 적은 없었지만, 최근 관련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원플러스는 이미지와 함께 게시물에서 갤럭시 언팩이 시작되는 일자(8월11일)을 명시했다. 다만 원플러스가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와 동시에 신제품을 공개할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보기술(IT) 매체 씨넷은 "원플러스가 삼성전자를 조롱(troll)하고 있는지 아니면 실제로 이날 신제품을 출시할지는 알 수 없다"며 "이와 관련 원플러스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신제품에 대한 중국 제조업체의 견제는 원플러스 뿐만이 아니다. 샤오미도 갤럭시 언팩을 하루 앞선 전날 온라인 행사를 통해 스마트폰 신제품 '미믹스 4'을 내놨다. 출고가는 약 89만원(4999위안)부터 시작한다.
미믹스 4의 가장 큰 특징은 전면 디스플레이에 신기술인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UDC는 화면에 카메라 구멍이 보이지 않게 하는 기술로,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에 폴더블폰 제품군 중 최초로 시도하는 기술이다.
UDC는 시각적으로 카메라 구멍이 보이지 않아 영상 시청 등 멀티미디어를 이용할 때 '풀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다. 샤오미는 미믹스4의 UPC 부분 디스플레이 픽셀 밀도를 400ppi(인치당 픽셀 수)를 높여 그간 UPC의 난제로 지적됐던 카메라 품질도 향상시켰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는 미믹스 4의 UDC 구현에 대해 "5년이란 시간과 60개의 특허, 7700만 달러 투자, 수백 명의 엔지니어를 통해 거둔 승리"라고 전했다.
샤오미는 이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레이쥔 CEO는 "샤오미는 향후 3년 안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며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직시하고 실력의 기초를 쌓으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샤오미에 따르면 회사는 전 세계 22개 국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온라인으로 갤럭시 언팩을 진행하고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4' 시리즈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2' 등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