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조정받았지만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는 일제히 급등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산 백신 출시에 대한 기대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임상 3상을 시작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하루 만에 30% 가까이 급등했다. 코스닥 백신 관련주도 강세10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29.68% 오른 30만1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히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의 68.43%를 보유하고 있는 SK케미칼도 14.79% 올랐다. SK케미칼의 최대주주(지분율 33.45%)인 SK디스커버리도 4.79% 상승했다.
이날 다른 코로나19 관련주도 일제히 급등했다. 전 세계적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백신 출시 기대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바이오리더스는 16.63%,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니아는 13.12% 상승했다.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종목도 올랐다. 모더나 백신을 3분기부터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4.18% 상승한 9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에도 코로나19 백신 추가 수주 가능성이 있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모더나 주가도 하루 만에 17.1%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전망이들 종목이 급등한 것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양증권에 따르면 올해 100억달러 수준인 코로나19 백신 시장은 2025년 15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업체 ‘특수’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재확산하고 전 세계적으로 부스터샷(백신 추가 접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바이오 섹터에서는 백신과 치료제뿐 아니라 진단키트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도 시장 수요가 많을 전망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업체에 비해 출시가 늦지만 내년 이후에도 백신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이 아닌 나라들의 코로나 백신 투약률은 10~20% 수준이어서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도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양증권은 백신이 1억 도즈만 판매돼도 매출이 조(兆) 단위라고 설명했다. 진단키트 회사도 관심지난달 초 기준 전 세계 인구의 백신 접종률(2차 접종 완료 기준)은 11.7%로, 백신이 완전 보급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고, 백신의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64% 수준에 불과해 진단키트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날 진단키트주가 오른 이유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6% 오른 6만1800원에 마감해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587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