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와 소유주인 원주민이 함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관리 및 운영도 맡아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겁니다.”
안정희 고등동지역공동체조합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지속 가능한 공동체 자산을 형성해 지역주민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등동지역공동체조합은 국내 첫 주민공동체 도시재생기업(CRC)이다. ‘공동체 가치’를 중시하는 안 대표는 경기 수원 고등지구(주거환경사업지구) 내 생활대책용지 세입자 및 소유주와 합심해 복합시설 ‘수원 고등 써밋플렉스’를 조만간 분양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2002년 고등동으로 이사와 2004년 마을주민의 부탁으로 주거환경사업 관련 주민의견을 지방자치단체 등에 전달했다. 이게 인연이 돼 2006년 약 200명으로 이뤄진 고등지구주민공동체 모임을 시작했다. 도시재생 주거환경 시민연대 대표, 도시재생활동가네트워크 이사장, 도시재생협치포럼 상임이사 등 다양한 직함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도시재생기업은 공공성이 짙은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마무리한 뒤 관련 시설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가능하다”며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법인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등지구 C-5-1·2블록에 들어서는 ‘수원 고등 써밋플렉스’는 업무시설인 오피스텔 80실과 상업시설(197실)로 이뤄진다. 고등동 및 화서동 일대의 고등지구는 대규모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이뤄져 주변이 신흥주거타운으로 발돋움 중이다. 대지 36만㎡에 아파트 4800여 가구(계획 인구 1만2365명)가 입주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지하철 1호선·수인분당선·KTX 환승역인 수원역이 있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도 개통 예정이어서 광역 교통망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하층부에 조성되는 상업시설은 맞춤형 MD(상품기획)를 도입할 계획이다. 리테일·스포츠 존으로 명명된 지하 1층은 SSM(대형슈퍼마켓)을 비롯한 생활용품 할인점 등의 업종으로 구성된다. 지상 1층은 생활밀착형 업종을 유치하고, 지상 2~5층은 F&B(식음료)·엔터테인먼트·H&B(헬스 앤드 뷰티)·학원 등 다양한 업종이 들어설 예정이다. 상층부 오피스텔 입주민은 물론 주변 아파트 거주민과 인근 대학교 및 공공기관 종사자도 잠재수요로 거론된다.
안 대표는 고등지구 사업을 시작으로 수도권 주민공동체 사업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체 수익의 40%는 수도권 유사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주민공동체가 사업 주체가 되고 건설사 등이 공공성 위주로 개발·관리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라며 “도시재생 뉴딜의 새로운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