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개 기대에 항공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항공 관련주 가운데 항공기 부품주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만 있는 여타 항공산업과 달리 부품업체의 실적 개선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항공엔진·부품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0.78% 오른 5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항공기 부품업체인 아스트와 하이즈항공도 이날 각각 4.80%, 2.18% 올랐다. 항공기 부품업체는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지난 6월 말부터 주가가 조정받았지만 이달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항공산업 관련주가 항공기 부품, 항공기 제조, 여객 운송 순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객 운송이 회복되기 전에 항공기 생산이 재개되고, 그에 앞서 항공기 부품업체의 납품이 정상화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항공기 생산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주력 기종인 737Max 월 생산량을 올 1분기 10대에서 내년 1분기 31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보잉과 에어버스에 역대 최대 규모인 항공기 270대를 주문했다.
통상 항공기 생산 6개월 전부터 부품업체 납품이 이뤄진다. 국내 항공기 부품업체 수출액은 올 1분기 1억9000만달러에서 2분기 2억3000만달러로 17%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보잉과 에어버스의 위탁생산(아웃소싱) 확대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항공기 부품업체는 티어(Tier) 1·2·3으로 구분된다. 티어1 업체는 동체 구조물, 연료시스템, 엔진, 날개 등 핵심 제품을 생산한다. Tier 2·3 업체는 날개구조물, 좌석 등 기체 구조 단품과 연료공급장비 등의 생산을 담당한다. 국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등이 티어1 업체로 구분된다. 아스트, 하이즈항공, 오르비텍 등은 티어2·3업체로 KAI와 미국의 스피릿에어오시스템 등에 부품을 납품한다.
유안타증권은 아스트, 하이즈항공,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등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허선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업체의 실적과 주가 낙폭이 컸던 만큼 실적 회복 국면에서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는 보잉 B737 기종의 후방동체 핵심 부품인 ‘섹션48’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하이즈항공은 KAI와 보잉 등에 납품하는 ‘섹션11·15’를 생산한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티어1 업체로서 보잉, 록히드마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주요 우주항공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아스트의 올해 매출은 8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4.9%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191억원에서 올해 95억원으로 축소되고, 내년에는 97억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즈항공과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각각 28억원, 74억원이었지만 올해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