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삼성 견제' 샤오미…갤럭시 언팩 하루 전 신제품 발표

입력 2021-08-10 23:34
수정 2021-08-10 23:50

샤오미가 10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을 하루 앞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았다. 11일 삼성전자가 선보일 예정인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기술도 먼저 발표했다.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온 샤오미가 신제품 행사에서도 노골적인 견제를 한 것이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온라인 행사를 통해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스마트폰인 '미믹스 4'를 공개했다. 2018년 10월 출시된 미믹스 3의 후속작이다.

미믹스 4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업계 신기술인 UDC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화면에 카메라 구멍이 보이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가려지는 부분 없이 전체 화면을 볼 수 있다. 레이쥔 CEO는 UDC 구현에 대해 "5년이란 시간과 60개의 특허, 7700만달러의 투자, 수백명의 엔지니어를 통해 거둔 승리"라고 자랑했다.

UDC폰은 중국 ZTE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선보였으나 사진 화질이 떨어져 혹평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픽셀 밀도가 200ppi(인당 픽셀 수)로 낮았던 게 주요 문제 중 하나였다. 샤오미는 이를 의식해 디스플레이 픽셀 밀도를 400ppi로 높였다.

미믹스 4는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88 플러스'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업계 최초다. 샤오미는 이를 통해 중앙처리장치(CPU) 클럭 속도가 기존 2.84㎓에서 3㎓로 오르고, 인공지능(AI) 기능이 3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4500mAh이며 120와트(W) 유선 고속 충전 및 50W 무선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유선 충전은 최저 15분, 무선은 28분 이내에 배터리를 100% 충전 가능하다. 고속 충전은 샤오미가 공을 많이 들이는 분야다. 다만 샤오미가 지난 6월 공개한 200W 유선 충전 기술까지는 이번에 상용화하지 못했다. 당시 샤오미는 200W 유선 충전으로 8분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샤오미는 "미믹스 4에는 초광대역무선통신(UWB)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애플이 작년 아이폰12를 통해 처음 스마트폰에서 구현한 기술이다. UWB가 적용되면 스마트폰으로 TV나 스마트스피커,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미믹스 4는 이외에 최대 12기가바이트(GB) 램(RAM)과 최대 512GB 저장 공간을 지원한다. 가격은 4999위안(약 89만원)~6299위안(약 112만원)이다.

샤오미는 이날 태블릿PC 신작인 미패드 5와 미패드 5 프로도 공개했다. AI 자율주행 로봇인 '사이버독(CyberDog)'도 선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2분기 출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애플(15%)을 제치고 처음 2위를 기록했다. 월간으로는 지난 6월 삼성전자까지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