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가석방 여부는 지켜봐야겠으나 사면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9일 박주민 의원은 KBS1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부회장의 수감에도) 임직원이 정말 많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삼성전자가 견실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가석방 형태로 나와 경영계에 복귀할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치주의 확립이라는 부분에서 사면권 남용은 부정적인 평가를 계속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사면을 쉽게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웠고 이재용의 가석방에도 특혜를 주어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재벌이라고 하더라도 잘못하면 법에 엄한 잣대에 의해서 심판받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 "그러는 것이 미래 경제나 시장에도 매우 큰 긍정적 효과를 미칠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켜봐야 한다"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 전 총리는 광주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가석방이 법적 요건에 맞으며 삼성의 국제 경쟁에서 이 부회장이 역할을 하면 더 유리하겠다고 보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은) 재벌 개혁은 확실히 하면서도 경제적 어려움 극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하라는 상충하는 입장을 동시에 가진 것 같다"며 "가석방은 대통령이 아닌 법무부가 결정하며 심의도 필요하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가 없어서 사면권을 행사 안 하는 거로 결정하신 것 같다"며 "과거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해서 자신의 결정으로 판단했지만, 요즘은 국민의 공감대가 없는 사안은 하지 않는다"고 이 부회장의 사면에는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오후 법무부는 가석방 대상자들의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비공개로 회의를 거쳐 각 교정시설에서 예비 심사를 통과한 대상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한다.
이번 심사 대상에는 이 부회장도 포함됐으며 가석방심사위원회가 안건을 표결에 부쳐 의결하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