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에서 '카메라 구멍' 없앤다…'UDC 기술' 채택한 스마트폰 경쟁

입력 2021-08-09 15:11
수정 2021-08-09 15:13
스마트폰 화면에서 셀피(전면)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또는 언더패널카메라(UPC)로 명명된 ‘꿈의 기술’을 채택하는 제조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샤오미, 오포, ZTE 등 중국 제조업체들은 올 하반기 UPC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에, 중국 제조업체들은 일반 직사각형(바) 형태 스마트폰에 UPC를 적용할 전망이다.

UPC는 이름 그대로 카메라를 전면 디스플레이 아래에 두는 기술을 말한다. 평상시엔 일반 디스플레이지만, 카메라를 실행하면 보이지 않던 카메라 구멍이 드러나 기존처럼 셀피 촬영을 할 수 있는 구조다. UPC가 구현된 스마트폰은 시각적으로 거슬렸던 카메라를 없애 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이용할 때 몰입감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UPC가 상용화되면 카메라 렌즈를 위해 화면 상단을 움푹 파는 ‘노치’나 구멍을 뚫는 ‘펀치 홀’을 대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UPC의 관건은 디스플레이나 사진 품질을 일반 스마트폰 수준처럼 구현할 수 있는지다. 카메라는 촬영 시 빛이 필요한데, UPC는 카메라 렌즈를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에 숨긴 형태다. 아무리 투명이라 하더라도 디스플레이를 거쳐 들어오는 빛은 굴절되거나 투과되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투명 디스플레이는 일반 제품과 달리 적색·녹색·청색(RGB) 픽셀을 띄엄띄엄 채우는 방법으로 구현되는데, 이렇게 되면 카메라 부분의 선명도나 색감이 저하될 수 있다. ZTE가 지난해 최초로 내놓은 UPC 스마트폰은 화면 빛 번짐과 카메라 화질 저하 등으로 혹평을 받았다.

제조사들은 이런 UPC의 문제를 픽셀 밀도를 높이고, 별도로 개발한 인공지능(AI) 보정 알고리즘을 통해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ZTE는 곧 출시할 액손30에서 카메라 렌즈가 위치한 디스플레이의 픽셀 밀도를 200ppi(인치당 픽셀 수)에서 400ppi로 높여 빛의 투과율과 색 재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오포 역시 카메라 부분 디스플레이의 픽셀 크기를 줄여 픽셀 밀도를 400ppi로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아이폰12의 카메라 위 화면 해상도가 460ppi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치상 UPC 스마트폰의 카메라 품질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 최초로 UPC를 시도하는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한 차원 다른 초고난도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관계자는 “갤럭시Z폴드3는 캐소드 전극(음극)을 레이저로 패터닝하고 카메라 부근의 해상도를 달리해 빛 투과율을 최대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이와 함께 빛을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이미지 센서의 구동 알고리즘을 통해 카메라 화질을 개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