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2차전지 등 다른 친환경 테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수소경제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수소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을 내놓은 영향이다.
지난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의 여야 초당파 의원들은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에는 4개 이상의 수소 허브를 설립하는 데 80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안은 미 정치권이 수소산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준다”며 “합의안이 통과하면 내년부터 미국의 수소산업이 성장 초기 국면으로 빠르게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핏포55(Fit for 55)’에는 2025년까지 주요 도로 150㎞마다 수소차 충전소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소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는 지난달 ‘글로벌X 하이드로젠 ETF(HYDR)’를 선보였다. 이 ETF 포트폴리오는 4일 기준 캐나다 수소연료 전지업체 발라드파워시스템즈(12.03%)를 비롯해 미국 수소연료 전지업체 블룸에너지(10.98%), 플러그파워(10.98%) 등을 담고 있다. 두산퓨얼셀(5.17%), 에스퓨얼셀(4.05%) 등 국내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 외에 ‘디파이언스 넥스트 제너레이션 H₂(HDRO)’, ‘디렉시온 하이드로젠(HJEN)’ 등은 지난 3월 각각 출시됐다.
수소 테마의 규모는 전기차·2차전지 테마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디파이언스 넥스트 제너레이션 H₂의 운용 규모(순자산총액)는 3400만달러 수준이다. ‘글로벌X 리튬&배터리 테크 ETF’의 46억267만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작다. 올해 투자 성적표도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등락보다 장기 성장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한 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지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수소산업이 크게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