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없는 손으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홍빈(57) 대장의 영결식이 8일 엄수됐다.
이날 유가족, 광주시산악연맹 관계자, 내외빈이 모여 김 대장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냈다.
영결식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참석자는 49명으로 제한됐다.
김 대장은 장애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8000m 급 봉우리를 모두 정복했다. 김 대장의 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 영상이 공개되자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이어 이용섭 광주시장,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이인영 통일부 장관, 장병완 2021 김홍빈브로드피크원정대 고문, 정찬득 송원대학교 산악회장 등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영결식에는 이낙연, 정세균, 박용진 등 민주당 대선후보가 자리했다. 야권 대선 유력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아내인 이소연 씨가 영결식장 밖에서 김 대장을 떠나 보냈다.
이낙연 후보는 "산악인들과 장애인들에게 꿈과 얼을 심어줬던 김 대장의 영생을 기원한다"며 고인을 기렸다.
정세균 후보는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김 대장의 뜻과 기백은 영원히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박용진 후보는 "고인이 보여준 도전, 연대 정신을 이어가겠다"며 애도했다.
2021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에 출전한 천종원, 서채현 선수도 영결식에 참석했다.
천 선수는 "산악인으로서 고인의 정신을 이어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서 선수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올림픽이 끝난 후 달려왔다.김 대장의 정신을 본받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희망만들기·희망나눔 원정대 사무실에서 진행된 노제에서 한 동료 산악인이 "대장, 집에 와서 편안한가요"라며 혼잣말을 하자 참석자들의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유족은 영결식 막바지 가족대표 인사에서 "김 대장은 산이 삶 그 자체였고 홀로 생사의 기로에서 희망의 끈을 잡고 있었다"며 "희망의 나눔과 도전 정신을 이어 또 하나의 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8074ｍ)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900ｍ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조난된 김 대장은 이튿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됐고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생전에 김 대장이 사고가 발생하면 수색 활동으로 인한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당부대로 수색 중단을 요구했고 산악인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정부는 김 대장에게 1등급 체육훈장인 '청룡장'을 추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