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럽고 변태적"…러시아 방송, 성 소수자 모욕 발언

입력 2021-08-06 15:57
수정 2021-08-06 15:58

"(성전환 역도 선수 로럴 허버드를 향해) 혐오스럽고 변태적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는 "한 러시아 TV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성 소수자 선수를 한꺼번에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며 "특히 뉴질랜드의 성전환 역도 선수 로럴 허버드가 맹비난받았다"고 보도했다.

허버드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 중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지난 2일 도쿄올림픽 여자 87㎏ 이상 A그룹 경기에 출전, 인상 3차 시기에 모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허버드는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IOC는 스포츠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음을 증명했다"고 감격했다.

그러나 러시아 TV 프로그램 출연진의 생각은 허버드와 정반대였다. 한 출연자는 허버드를 보여주는 스튜디오 화면을 가리키며 "우리는 이 모든 음란스러움과 변태적인 행동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방송에 출연한 다른 사람들도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각종 욕설을 사용하며 허버드를 비난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중 성 소수자는 최소 14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논란이 된 러시아 방송을 두고 "올림픽에서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프로그램의 내용을 비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