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지금이라도 살까…"이런 사람에게 제격" [고은빛의 금융길라잡이]

입력 2021-08-08 11:21
수정 2021-08-08 15:45
카카오뱅크가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날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후 상한가)엔 실패했지만, 장 막판 상한가로 마감하면서 금융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상장한 지난 6일 시초가보다 1만6100원(29.98%)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3만9000원) 대비 78% 급등한 수준이다. 외국계는 카카오뱅크의 주식 4295억원 어치를 매수했고, 기관도 981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6일 종가 기준으로 33조1620억원을 기록하면서 KB금융지주(21조7052억원)를 제치고 금융 대장주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가 제시한 최고 목표가 4만5000원도 이미 뛰어넘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이래 매월 가장 많은 고객이 방문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이 카카오뱅크로, 카카오톡과의 네트워크 및 락인 효과를 통한 확장성은 이제 시작"이라며 "기존에 없던 대출상품을 새롭게 내놓으며 고객 선택권을 확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는 26주적금·모임통장·저금통 등과 같이 이용자 중심의 차별화 서비스가 성공을 거뒀고, 하반기부터는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오토론 등 대출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은행업종, 사상 최대 이익 전망"…금리인상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은행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전문가들 조언이 나온다. 현재 은행주는 △업황 △실적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배당이 모두 긍정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업종은 순이자마진(NIM), 대출성장, 대손비용률, 비은행 부문의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시 추가적 NIM 개선과 은행주 투자심리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지주들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목표주가는 1만7000원까지 높아졌고 신한지주도 5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하나금융지주의 목표가 역시 6만2000원으로, KB금융지주 또한 7만4000원까지 각각 눈높이가 올라갔다.

현재 주가(6일 종가 기준)가 △하나금융지주 4만3520원 △우리금융지주 1만1050원 △KB금융지주 5만2200원 △신한지주 3만8750원임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여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지주들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뒷받침됐다. 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6%나 늘어났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은행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선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다음달 금통위 회의가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 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밝히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시화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만큼 NIM도 0.25% 올라가면서 은행 수익이 개선될 수 있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은행의 이자부문 수익성을 나타낸다. 은행 적금보다 배당수익률 높아…중간·분기배당으로 투자매력↑특히 은행주는 재테크에서 손실이 두려워 다달이 적금만 넣고 있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은행주의 가장 큰 장점은 '배당주'라는 점. 들고 있는 주식이 하락하더라도 일정하게 배당금이 나오면 주식을 다시 사는 재투자로 손실 폭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2020년 12월 우리금융지주를 1만원에 1000주 매수했다면 올해 3월 주총을 거쳐 배당금으로 36만원을 받을 수 있다. 주가가 10% 빠졌더라도 받은 배당금 만큼 손실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시가배당율은 3.6%로 최근 시중은행 금리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추가로 지난달 최근 150원의 중간배당금을 결정한 만큼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15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은행지주들이 중간배당에 적극 나서면서 손에 쥘 수 있는 배당금이 늘어난다는 것도 장점이다. KB금융은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주당 750원의 중간배당 계획을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도 주당 7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업계 최초로 분기배당을 검토 중이며 이달 이사회에서 구체적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이익이 높아진 상황에서 연말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높아진 시점"이라며 "차별화된 자본 비율 및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 환원 여력이 높은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