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죽어야 바뀔까요?" 전자제품 설치기사 하소연했지만…

입력 2021-08-06 10:58
수정 2021-08-06 10:59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역대급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전자 업계는 올 7월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 설치 기사가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하청에 하청인 우리들은 퇴근 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다"면서 고충을 올렸다가 오히려 '개인 사업자면서 직원을 더 두면 될 것 아닌가'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설치 기사 A 씨는 "매일 아침 7시까지 출근해 물건을 상차하고 고객에 배송한다"면서 "제품은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는데 진입 과정, 설치과정, 배달과정 등 전 과정에서 생긴 모든 문제는 기사 책임이다"라고 했다.

이어 "매일 저녁 8시~10시까지 일해도 야근 수당은 없다"면서 "일이 많아서 늦게까지 한 건 기사 재량의 문제이지 야근 수당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고객이 동일한 조건에 제품을 설치하는 게 아닌데 기사 재량이라니. 할 수 있는 양의 2.5배 정도의 제품을 배정하고 못할 거 같으면 알아서 고객 설득하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기율이라는 실적을 따져서 기사들 등급을 매긴다"면서 "당일 물건을 들고 나갔다면 고객 시간이 갑자기 안된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기사 잘못이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같이 일하는 전문기사 또한 문제다. 개인사업자다 보니 4대 보험 저희가 들어주고 제 직원이다"라면서 "하루 8시간 근무시간 어긴지 오래다. 8시간 근무에 점심시간 포함되어 있고 퇴근은 4시에 시켜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A 씨는 "퇴근하면 가족들 자고 있고 출근할 때도 자는 거 보고 출근한다"면서 "아무리 저희가 하청에 하청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중간에 저희가 계약한 회사는 힘든 것 알고 도와주려 하지만 위에 계신 분들은 그런 건 하나도 관심 없고 물량 밀어내기에 바쁘다. 이러다가 누가 죽어야 바뀌지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글에 한 네티즌은 "개인사업자 아닌가. 건당 수수료 받고 일하고 계신 거 같은데 일이 많으면 직원을 늘려라. A 씨는 직원이 아니고 개인사업자인데 어떻게 야근 수당을 주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팁을 드리자면 법적으로 점심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된 시간이 아니다. 점심시간 1시간 줄 거면 하루 9시간 근무를 시켜라"라면서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주 40시간 지킬 필요가 없다. 일 8시간 이상 근무시키더라도 추가수당도 안 줘도 된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