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이 기관 투자가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0 대 1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3년 만에 나오는 기업공개(IPO)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하반기 최대 기대주로 꼽히던 크래프톤이 청약 흥행에 실패한 이후 대형 공모주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 3~4일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세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1733 대 1), HK이노엔(1871 대 1) 등과 비교하면 다소 부진한 성적이다.
증권가는 크래프톤 이후 '대어불패' 공식이 깨지면서 기관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수요예측 경쟁률이 243 대 1에 그쳤고 일반청약 경쟁률도 8 대 1에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크래프톤 이후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다소 바뀌고 있다"면서 "지난달에는 모든 공모주에 기관들이 뛰어들었지만 최근에는 실수요 중심으로만 청약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IB업계는 경쟁률은 예상보다 낮았지만 대형 기관 투자자들을 유치해 실속을 챙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렌탈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로봇택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는 희망가격(4만7000~5만9000원)의 최상단인 5만9000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2조1614억원, 공모 규모는 8509억원이다. 롯데렌탈은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4680억~6382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경쟁률과 공모가는 6일 공시된다.
롯데렌탈은 오는 9~10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일반에 배정된 주식 수는 360만5500~432만6600주다. 대표 주관은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공동 주관은 KB증권이 맡았다. 주관을 맡은 증권사와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하나금융투자 등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