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국회 상임위원회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특히 대선 후보 지지율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가 요직으로 꼽히는 주요 상임위 위원장과 여당 간사직을 대거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 국회 18개 상임위에서 18개 위원장직과 17개 여당 간사직 등 모두 35개 직책을 갖고 있다. 운영위원회에는 간사직이 없다. 상임위 주요 자리 중 ‘빅3’ 대선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이낙연·정세균 캠프 소속 의원들의 비중은 캠프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캠프 소속 의원들이 가장 많은 12개 자리를 차지했다. 정세균 캠프가 10개로 뒤를 이었고, 이낙연 캠프는 2개에 그쳤다.
이재명 캠프는 17개 여당 간사직 중 7개를 차지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재선 의원이 맡는 여당 간사는 당을 대표해 위원장 및 야당 간사와 의사 일정을 조율한다. 법안심사소위원장을 겸하는 등 소위의 법안 처리를 좌우하는 핵심 보직으로 통한다.
기획재정위원회 김영진 간사, 법제사법위원회 박주민 간사, 정무위원회 김병욱 간사, 교육위원회 박찬대 간사, 외교통일위원회 이재정 간사, 정보위원회 김병기 간사,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간사 등이 이재명 캠프 소속이다. 정세균 캠프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조승래), 행정안전위원회(박재호), 보건복지위원회(김성주), 환경노동위원회(안호영), 예산결산특별위원회(맹성규) 등 5개 상임위 간사를 맡았다. 이낙연 캠프에는 박정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가 있다.
통상 3선 이상 중진이 맡는 상임위원장은 정세균, 이재명 캠프가 가장 많은 5곳을 차지하고 있다. 과방위(이원욱), 국방위(민홍철), 행안위(서영교), 복지위(김민석), 환노위(송옥주) 등이 정세균 캠프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다. 이재명 캠프는 기재위(윤후덕), 외통위(이재정 직무대리), 법사위(박주민 직무대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이학영) 예산결산특별위원회(박홍근) 등의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이낙연 캠프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이개호 위원장 한 명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법사위를 비롯한 주요 상임위를 이재명 캠프가 석권해 앞으로 법률안 처리 과정에서 이 지사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야가 지난달 23일 상임위원장 재배분에 합의함에 따라 향후 캠프별 상임위원장 수는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은 정무위, 교육위, 문체위, 농림축산위, 환노위, 국토교통위원회, 예결위 위원장직을 이달 말까지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