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보다 싸네"…'한 박스 6500원' 애호박 또 동났다

입력 2021-08-05 10:40
수정 2021-08-05 11:41

산지 폐기 위기에 놓인 애호박 농가를 도우려는 '착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강원도 화천군 직영몰에서 판매한 애호박이 이틀 만에 품절된 데 이어 이번엔 카카오메이커스가 준비한 애호박 물량 16t이 거래 시작 약 2시간 만에 모두 동났다.

카카오의 주문제작(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는 지난 4일 짧은 장마로 가격이 급락해 산지 폐기 위기에 처한 화천 애호박 상품 판매에 나섰다. 총 판매 물량은 8kg짜리 2000박스로 한 박스당 가격은 6500원이었다. 배송비는 별도로 들지 않았다.

이번에도 소비자들 반응은 뜨거웠다. 상품 판매 2시간 5분 만에 2000박스 물량이 모두 동나 현재는 주문할 수 없는 상태다. 주문받은 애호박은 오는 6일부터 순차적으로 출고될 예정이다.

강원도 화천은 국내 최대 애호박 주산지다. 올해 장마가 짧아지고 폭염이 이어지며 생산량이 늘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업계 및 급식 수요가 줄어들어 소비가 감소했다.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애호박 가격이 떨어지자 상품을 산지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말 산지 폐기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화천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 및 우체국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을 이었다. 두 플랫폼을 통해 이틀 만에 112t(1만4000박스) 분량의 애호박 주문이 접수됐다. 애초 정부와 농협이 산지 폐기를 결정한 물량인 213t의 절반 이상, 한 주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출하하는 물량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화천군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농산물 온라인 쇼핑몰 '스마트 마켓'을 통해 80t(1만박스)이 판매됐다. 우체국 쇼핑몰에서도 총 4000박스가 판매됐다. 8kg짜리 박스당 가격은 6000원이었다.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는 소비자들 호평이 잇따랐다.

화천군 직영몰은 물론 이번에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판매된 가격 역시 도매가와 비교해서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5일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거래정보에 따르면 둥근 애호박 특품 20kg은 평균 1만6986원에 거래됐다.

소매가와에 비하면 가격 차이가 훨씬 크다. 이날 이마트몰의 최저가 애호박은 개당(200g이상 기준) 1380원이다. 이마트몰에서 판매하는 애호박을 250g이라 가정하고 8kg 분량 애호박을 산다고 하면 총 4만4160원이 든다. 마켓컬리의 애호박 가격과 비교해도 비슷한 계산이 나온다. 마켓컬리의 최저가 애호박 상품은 850원. 이 애호박 무게를 250g이라고 하고 8kg을 구매하려 해도 약 2만7200원을 지출해야 한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농가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화천 애호박 주문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생산자에게는 도움을 주고, 소비자에게는 소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