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20·광주여대)의 모교인 문산초등학교 교사를 사칭하고, 안산 선수를 '페미대장부'라고 칭한 네티즌을 상대로 광주시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하면서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X됐다, 일하고 있는데 페미대장부 안산 온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이와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교문 안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안산(문산초 18회) 올림픽 양국 사상 첫 3관왕' 현수막 사진이 담겨 있다.
앞서 안산 선수는 숏컷 헤어스타일, 여대 출신 등을 이유로 몇몇 남초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고, 과거 SNS에서 썼던 표현을 이유 삼으며 올림픽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해명과 사과를 요구받았다.
남초 사이트에서 '페미'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외신에서도 "성차별주의"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해당 게시물에서 안산 선수를 '페미대장부'라고 표현하며 최근 불거진 논란을 다시 한 번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게시물을 본 한 네티즌이 "학공(학교 공무원, 교직원)이냐"고 물었고, 글 작성자는 "교사임"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작성자는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캡처 이미지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빠르게 퍼졌다. 특히 작성자가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저런 가치관과 말투를 가진 사람이 교사라는 건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산초는 자체적으로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시간과 찍힌 사진을 파악해 CCTV를 확인하는 등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양궁부 학생들과 코치, 교직원 등을 포함해 22명이었다. 이후 사진이 찍힌 각도 등을 고려해 확인한 결과 한 외부 남성이 포착됐고, 누군가가 교사를 사칭해 글을 올린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한 문산초 교감은 안산의 양궁부 시절 담당 교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짜 교사나 교직원이었다면 저런 일을 할 리 없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광주시교육청은 문산초 교사를 사칭한 것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을 상대로 교육청 차원에서 감사에 착수한다. 교사 사칭이 확인될 경우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편 안산 선수는 3일 문산초를 비롯해 광주체중, 광주체고 등 모교를 연이어 방문해 은사들을 만나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