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선수 응원했다가 '손절' 당한 유명 연예인…57억 날렸다

입력 2021-08-04 08:05
수정 2021-08-04 08:13


대만의 유명 연예인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대만 선수들을 응원했다가 중국에서 광고가 끊기는 일이 벌어졌다.

3일 중국 매체들이 따르면 샤오S(小S)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쉬시디(徐熙?)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만 선수들을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중국 선수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패배한 대만 배드민턴 선수 다이쯔잉(戴資穎)을 향해 "졌지만 영광스럽다. (경기를 보다가) 죽을뻔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과거 다이쯔밍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했다면서 쉬시디가 이 선수를 응원한 것에 분노했다. 일부는 '죽을뻔했다'는 말이 경기가 팽팽해서가 아닌 중국에 패배해 화가 나서 남긴 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언론들은 쉬시디가 댓글에서 '국가대표 선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만을 개별 국가로 칭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쉬시디를 향한 중국 내 여론이 안 좋아지자 그를 광고모델로 썼던 브랜드들은 계약을 해지하며 손절에 나섰다.

건강음료 브랜드 서우취안자이는 쉬시디와의 협력을 종료한다면서 "국가의 이익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했다. 프랑스 샴푸 브랜드 클리어도 쉬시디와의 계약이 이미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 중국 내 화장품 기업도 쉬시디와의 계약 종료를 알렸다.

일부 매체는 쉬시디가 광고계약 해지로 3천200만 위안(약 57억원)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중국 네티즌들은 배우로 활동한 쉬시디의 언니인 쉬시위안(徐熙媛·大S)까지 비난하고 있다. 반면 대만의 정치인들과 네티즌들은 중국의 대응을 지적하며 쉬시디를 지지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