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재형 출마에 "헌법 정신 저버린 부정 출발" 맹비난

입력 2021-08-04 17:12
수정 2021-08-04 17:14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여당이 "스스로 헌법 정신을 저버리고 부정 출발한 최 전 원장은 공정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대선 출마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법치와 원칙, 공정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헌법에 명시된 공직자의 의무와 법도를 내팽개친 최 전 원장의 정치 이직은 이미 헌법정신을 저버린 부정한 출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장을 그만두고 사임한 지 17일 만에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32일 만에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야당 경선 버스를 놓칠까 조급하게 서두른 흔적이 역력하다"며 "정치 지망생의 출마 선언은 철 지난 레코드판을 다시 트는 것처럼 비전 없는 비방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 전 원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소명 의식이 필요한 감사원장직을 정치적 몸값 부풀리기에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탈원전 카드'로 눈도장 찍은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당시, 전국 1191명의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감사에 대한 공익감사청구를 셀프 기각했다. '권력의 사유화'는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오늘 최 전 원장은 '내 아이를 이런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청년들의 절망을 인용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은 내놓지 않았다"며 "며칠 전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라는 시대착오적인 망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의 주인공은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헌법정신을 이용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최 전 원장은 "오늘은 제 인생의 남은 모든 것을 던질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날"이라며 "제가 왜 대통령 선거에 나왔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은 감사원장을 그만두고 대통령 선거에 나오는 게 과연 옳은지 묻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감사원장으로 있으면서 현 정권의 일이라도 검은 것은 검다 하고 흰 것은 희다 했다"며 "아무리 중요한 대통령의 공약이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관과 감사원장으로서 올바름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정의롭지 못한 압력에는 단호히 맞섰고, 결단의 순간에는 결코 피하지 않았다"고 어필했다.

끝으로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에 저 최재형과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