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으로 돌아오는 외국인…코스피 3300 탈환할까

입력 2021-08-04 16:31
수정 2021-08-04 16:34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3300선 탈환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중국발 신흥국 투자 우려 감소, 코스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 등에 힘입어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환율만 우호적으로 받쳐준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코스피지수는 1.34% 오른 3280.38에 거래를 마쳤다. 3242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경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907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만 이날 1조3102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 순매수(1조4321억원)에 이은 대규모 순매수다.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1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한 건 지난해 3월 18~19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장중 1조1544억원에 달했다. 순매수 2위인 카카오의 순매수액은 842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단 의미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거래일 연속 상승, 1.84% 오른 8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삼성전자처럼 그동안 외국인이 많이 팔았지만 이익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의 패시브 자금 유입세가 아시아 증시 전반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달 들어 외국인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던 상황이었다. 코스피의 12개월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밴드 하단 수준인 11배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 코스피 지수의 외국인 비중이 32%대까지 떨어지면서 금융위기 평균(33%)을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오자 바닥을 짚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115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도 주춤하면서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던 건 중국 기술주 규제 우려였다. 신흥국 증시 전반에 대한 패시브 자금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켜왔다. 특히 삼성전자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내 정보기술(IT) 업종 수급 악화를 겪었다. 하지만 중국발 우려가 사그라들면서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된 상황인만큼 리스크가 해소하면서 앞으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