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만두고 '베스트셀러' 된 작가, 또 서점가 휩쓸었다

입력 2021-08-04 15:39
수정 2021-08-04 16:13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1년 전 나온 첫 권이 여전히 서점가를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나온 후속작이 발매 첫 주에 베스트셀러에 직행했다.

4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출간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 2》가 종합 베스트셀러 5위를 차지했다. 영풍문고에선 2위,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와 알라딘에서는 각각 1위에 올랐다. 1년의 시차를 두고 출간된 1권과 2권이 동시에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진기록이다. 1권은 현재 교보문고 9위, 영풍문고 4위, 예스24 3위, 알라딘 6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 이미예 작가가 쓴 이 책은 꿈을 파는 백화점에 대한 소설이다. 잠들어야 방문할 수 있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그날 꾸고 싶은 꿈을 구입한다. 지불해야 하는 요금은 꿈을 꾸고 난 다음 느낀 감정의 절반이다. 각 챕터별로 에피소드가 이어지고, 그 속에 사람들의 애환을 녹였다.


이 책을 펴낸 팩토리나인의 김명래 편집자는 “처음엔 청소년을 위한 소설로 내놓았지만 입소문이 나며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꿈 이야기에,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아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 책을 ‘어른을 위한 힐링 소설’, ‘어른을 위한 동화’ 등으로 소개하는 이유다.

이 책은 2019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을 통해 탄생했다. 100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는데, 이보다 18배 많은 1800만원이 모였다. 이후 팩토리안을 통해 정식 출판이 이뤄졌다. 1권은 지금까지 종이책으로 60만부, 전자책은 10만부 팔렸다. 출판사에선 도서관 대여까지 합하면 100만명이 이 책을 봤을 것으로 추산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비교된다. 해리포터처럼 판타지 소설에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페니, 달러구트, 아쌈 등 모두 외국 이름이다. 다만 해리포터 시리즈가 7권까지 나온 데 반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현재로선 2권이 끝이다. 책을 더 내달라는 독자들의 요구가 많아 3권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