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성희롱 논란 불거진 블리자드 사장 퇴진

입력 2021-08-04 14:47
수정 2021-08-28 00:01

성차별 논란을 무마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앨런 브랙 사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블리자드는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오버워치' 등을 개발한 미국의 대형 게임 회사다.

CNN 등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3일(현지시간) 브랙 사장의 공식 퇴임을 알리는 성명을 홈페이지에 냈다. 브랙의 빈자리는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개발을 맡았던 젠 오닐과 엑스박스 부사장으로 2019년 영입된 마이크 이바라가 채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달 20일 소송에 휘말렸다. 직장 문화를 감독하는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사내 성폭력과 성차별을 방치한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DFEH는 회사의 남녀 간 임금 차별과 승진 불평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인기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개발팀 여직원이 출장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사내 성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문제는 일파만파 커졌다. 지난달 28일 소속 직원 1500명은 사측의 반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브랙은 당시 문제가 제기됐을 때 효과적인 시정 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DFEH에 따르면 브랙 사장 등 경영진들은 블리자드 여성 직원들이 임금 차별과 사내에 만연한 성희롱 문화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

한편 이날 발표한 블리자드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18.8%, 28% 증가했다. 매출은 22억9600만달러(약 2조6300억원), 영업이익은 9억5900만달러에 달했다.

바비 코틱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뒤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사내 성희롱과 차별 문제에 연관된 사람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직장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