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일병'의 '경례 세리머니'…"4위 기록, 군대 간 덕분"

입력 2021-08-02 08:35
수정 2021-08-02 09:34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높이뛰기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에 이름을 올린 우상혁이 거수경례 세리모니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상혁은 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했다. 1997년 이진택이 세운 2m34의 기록을 24년 만에 갈아치운 것.

우상혁은 2m39에서 하체가 걸리면서 아깝게 실패했지만 웃음을 보인 후 경례를 하는 세리모니로 더욱 주목받았다. 우상혁은 올해 3월 입대해 현재 일병이다.

우상혁의 경기가 종료된 후 "한 끗 차이로 동메달을 따지 못해 조기 전역에 실패했다"면서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왔다. 우상혁은 "육상의 한 획을 그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군대에 갔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된 것"이라고 군 복무 경험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우상혁의 군 복무는 김도균 높이뛰기·장대높이뛰기 코치의 추천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국제대회 출전이 어려웠고,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어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환경에 변화를 주고자 입대를 결정한 것.

이후 올해 7월 국제육상연맹이 공개한 도쿄올림픽 랭킹 포인트에 1216점으로 31위에 오르면서 32명까지 얻을 수 있는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었다. 6월 29일까지 랭킹 35위였던 우상혁을 위해 대한육상연맹이 우수선수 초청 공인기록회를 열었고, 우상혁은 2m31을 뛰어넘으며 막차를 타고 올림픽에 참여했다. 당시 우상혁에게 "1cm의 기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공동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들과 우상혁의 격차는 2cm였다. 우상혁은 "괜찮다"면서 "(메달리스트들은) 저보다 더 힘들었던 선수들이라 금메달을 갖고 갈 수 있는 것"이라며 "전 그 친구들에 비해 성장을 덜 했고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난 어리지만, 그 친구들은 나이도 있다"며 "이제 제가 2m35 뛰어서 그 친구들이 저 무서워서 은퇴를 많이 할 것"이라고 전해 2024 파리올림픽을 기대케 했다.

또한 김도균 코치에게 "2019년에 부상으로 포기하려 했는데 지금의 김도균 코치님이 '넌 할 수 있다'고 했고, 믿고 정말 열심히 했다"며 "제가 고집을 부렸던 것 같은데 코치님이 그거 다 받아주고,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