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이 분홍색 마스크를 쓰고 경기대에 올랐다. 특이한 것은 네 명이 모두 같은 색으로 맞춰쓴 것이 아닌 세 명은 분홍색을, 한 명은 검은색을 썼다는 것이다.
31일 미국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들이 핑크색 마스크를 쓴 것은 대표팀에 성범죄 혐의가 있는 앨런 하지치가 포함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행동이었다.
하지치는 지난 5월 도쿄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 선수 3명이 2013년과 2015년 사이에 그에게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치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그가 컬럼비아대 시절인 2013∼2014년에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세이프 스포츠는 지난 6월 선수 자격 잠정 정지 처분을 내렸고 하지치는 항소했다. 세이프 스포츠 중재위원이 징계를 해제하면서 하지치는 후보 선수로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만 세이프 스포츠는 하지치의 징계를 해제하되 다른 선수들과 격리했다. 결전의 날 팀 동료 커티스 맥도월드는 하지치에게 마스크를 줬다. 하지치만 검은색이었고, 나머지 3명은 핑크색이었다. 하지치는 경기에 뛰지 못했다.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은 첫판에서 일본에 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