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고소득자를 제외하기로 하면서 다수의 근로소득자들이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소득자를 가려낸다며 정부가 제시한 건강보험료 기준이 다수의 직장인을 배제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을 다니는 경우 상당수가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실제 소비 생활과 거주 환경 등을 고려하면 부자로 보기 어려운데 고소득자로 분류됐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해당 금액을 버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은 어떠할까? 소득 상위 20% 가구의 생활정부는 소득 하위 80%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맞벌이와 1인가구 등을 우대하지만 기본 골격은 80%다.
직장가입자는 4인 가족인 경우 건보료가 30만8300원 이하여야 대상이 된다. 이는 기준 중위소득의 약 180%에 해당한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877만7000원이다. 3인가구 기준인 24만7000원의 건보료를 내는 가구의 소득은 월 717만1000원 선이며, 2인가구는 555만9000원으로 알려져있다. 이 소득은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커트라인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이정도 이상의 돈을 버는 사람은 지원에서 제외된다고 보면 된다.
소득 하위 80%를 넘는 80~90% 구간에 있는 가구는 어떤 곳들일까. 통계청이 매 분기 조사하는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분위별 가구의 가계 수지 중 9분위 가구가 이 구간에 있는 가구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752만3756원이다. 가구원 수가 평균 3.31명인 점을 고려하면 앞서 건보료 기준 3인 가구 월 소득인 717만1000원보다 높고, 4인 기준 877만7000원보다는 적다. 대체로 이 구간에 있는 사람들은 소득 9분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면 된다.
소득 9분위 가구주 평균 연령은 48.44세다. 월 소득 중에선 근로소득이 가장 많다. 직장에서 일하며 평균적으로 516만8108원을 벌고, 자영업 등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사업소득으로 129만9347원을 번다.
이들은 한달에 533만2038원을 쓴다. 식료품 등을 사는 데 54만원을, 교통비로 52만원을 쓴다. 교육비(46만원), 수도요금 등 주거비(28만원)도 상당하다. 세금 등 비소비지출은 147만원에 이른다. 초고소득층은 상위 몇%일까상위 2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부자가 아니라면 진짜 초고소득층은 상위 몇% 정도일까. 종합소득과 근로소득을 벌어들이고 있는 2414만9483명의 개인을 기준으로 평균소득과 소득세가 급격히 올라가는 구간을 살펴봤다.
상위 20%는 1인당 연간 약 5300만원을 번다. 상위 10%는 7700만원이다. 소득 구간이 1% 증가할 때마다 약 200만~300만원가량이 증가한다. 증가율은 구간별로 2~3%대다.
소득 구간이 1% 증가할 때 평균 소득 차이가 벌어지는 구간은 상위 5% 부터다. 상위 5%의 평균 소득은 1억100만원인데, 4%는 이보다 1000만원 많은 1억1100만원을 번다. 증가율은 9.03%다. 소득 상위 3%는 4%보다 1500만원(11.7%)을 더 벌고, 2%는 3%보다 2900만원(18.6%)를 더 번다. 1%와 2%의 차이는 2510만원(18.6%)에 이른다.
대체로 소득 상위 5% 이내에 들어야 연봉이 1억원이 넘고,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고소득층' 내지는 부자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같은 구분을 적용해 상위 5%를 배제하고 지원금을 줘야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들 역시 세금은 많이 내는데 지원에서는 제외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상위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지난 2019년 낸 세금은 43조538억원에 이른다. 전체 통합소득세액의 65.1%에 해당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