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다. 하지만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저위험 고수익)'인 투자도 있다. 미국 주식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다."
미국 주식 전문 유튜브 채널 '리차드 주식부자 연구소'를 운영하는 리차드(본명 이명진)는 이렇게 주장한다. 지난 26일 출간한 저서 《미국주식 스팩투자법》에서다. 이 책에는 미국 주식 계좌 개설부터 10달러 인근의 '보물 스팩주' 발굴법, 스팩 상장 단계별 투자 전략, 최적의 매수·매도 타이밍 등 다양한 스팩 투자 노하우가 담겼다. '주린이(주식+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돼 있다.
리차드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팩 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하반기 미 증권가에서는 스팩 열풍이 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출렁인 미 주식 시장에서 참패한 투자자와 비트코인 신드롬에 휩쓸렸다가 실망한 투자자들에게 스팩 투자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망하지 않는 유일한 주식투자법' '고수익으로 가는 마지막 황금열차'로 불리며 미 증시 공모자금(약 191조원)의 절반가량을 스팩주(약 91조원)가 차지했다.
리차드는 스팩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스팩 황제주' 루시드모터스는 지난 2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160억달러에 합의된 이후 46일 만에 2배 이상인 367억달러로 몸값이 뛰었다. 테슬라가 상장 이후 시총 6232억달러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이 10년인 것을 고려하면 루시드모터스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다는 얘기다.
리차드는 스팩 투자를 할 때 공모가 10달러 이하 또는 인근에서 매수해 하방 리스크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론 10달러 이하라고 해서 무조건 매수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10달러 이하'는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의미일 뿐 해당 스팩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아서다. 리차드는 "인수·합병(M&A) 기업을 찾지 못하거나 기대 이하의 기업을 찾으면 오랜 기간 동안 투자금이 묶인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며 "투자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투자 기회비용 또한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상승장과 하락장에서의 대응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먼저 상승장을 예로 들어보자. 여러 지표를 고려하면 미 주식시장은 매우 과열돼 있다. 주가가 계속 오르면 좋겠지만 오늘 당장 조정 또는 폭락이 오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이럴 때는 주가가 계속 오를 수만 없다고 보고 수익 실현을 하며 현금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다.
그런데 현금을 그냥 보유하고 있으면 가치 창출이 연쇄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10달러 근처에 있는 유망한 스팩을 발굴하면서 현금 비중을 줄이고 스팩주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리차드는 "이런 전략은 조정장 및 폭락장에 대한 대비책"이라며 "동시에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씨앗을 심어두는 일석이조 투자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리차드는 "스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지식이 있다면 소중한 돈을 지키면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 상승장 또는 하락장에서 헤지하고 싶은 사람, 소중한 돈을 지키면서 큰 이익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통해 스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