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퇴근길 '집앞 장보기'…편의점 빅3, 최저가·즉시배송 경쟁

입력 2021-07-29 17:49
수정 2021-07-30 00:41
편의점 3사의 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을 넘어섰다.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슬세권’을 선호하는 젊은 층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편의점 매출은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17.3%를 차지했다. 대형마트 매출 비중(15.1%)보다 2.2%포인트 높았다. 편의점 매출은 CU, GS25, 세븐일레븐 3사 기준이며 대형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다.

지난 4월과 5월에도 편의점 3사 매출 비중이 대형마트 3사를 각각 1%포인트, 0.2%포인트 앞섰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대형마트 중심에서 편의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분기 기준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을 넘어선 것은 2006년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을 집계하기 시작한 후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019년부터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을 넘은 달이 간혹 있었지만 세 달 연속 웃돈 것은 처음”이라며 “편의점 우세 현상이 굳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구조의 변화라는 게 업계와 정부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1~2인 가구가 늘면서 이들이 자주 찾는 편의점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편의점이 판매하는 상품들은 대형마트보다 용량이 적어 1~2인 가구에 적합하고, 삼각김밥과 도시락 등 조리식품과 간편식도 판매해 혼자 가볍게 끼니를 해결하기 좋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는 지난해 발간한 ‘1인 가구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2030세대 1인 가구는 식료품을 살 때 편의점과 소셜커머스(e커머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CU에서 지난해 연간 매출 기준 10~30대가 차지한 비중은 69.1%에 달했다.

인구 변화로 대형마트는 점포 수를 줄여가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반면 편의점은 계속 늘고 있다. 대형마트 3사의 총 점포 수는 2019년 말 406개에서 지난달 말 390개로 16개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 3사의 총 점포 수는 6월 말 기준 4만1210개로 2019년 말(3만7811개) 대비 3399개 늘었다. 1인 가구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편의점들이 ‘몸집 불리기’ 경쟁에 돌입하면서다.

코로나19로 대형마트의 주 수입원이던 장보기 수요가 집 근처 편의점으로 옮겨간 영향도 크다. 소비자들이 신선식품과 쌀, 조미료 등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던 제품들을 찾기 시작하자 편의점도 채소와 과일, 정육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