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8)가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69년 만에 아시아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29일 일본 도쿄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황선우는 47초82로 5위를 기록했다. 47초02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케일럽 드레슬(미국)과는 0.80초 차이다.
황선우는 이날 6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5번 레인에 드레슬, 7번 레인엔 카일 차머스(호주)가 자리잡았다. 황선우는 출발 반응 속도가 0.58초로 가장 빨랐으나 잠영에서 따라잡혀 첫 50m 구간을 6위 기록인 23초12로 돌았다. 남은 50m 구간에서 있는 힘을 짜냈지만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고 레이스를 마쳤다.
황선우의 기록은 아시아 선수로는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스즈키 히로시(일본) 후 69년 만의 최고 성적이다. 스즈키 이후 이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딴 아시아 선수는 없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했다.
자유형 100m는 오랜 기간 아시아 선수들에게 불모지였다. 서구권 선수들과 체격 조건에서 큰 차이가 나서다. 금메달을 딴 드레슬의 키는 191㎝, 몸무게가 88㎏이다. 황선우는 키 186㎝, 몸무게 7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황선우는 전날 준결승에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 및 주니어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결승에 올라 아시아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주 종목인 자유형 100m와 200m 레이스를 다 마쳐서 너무 후련하다”며 “어제 경기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멋진 선수들과 같이 뛴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m는 단거리여서 선수들의 몸이 다 엄청나게 크고 좋다. (다른 선수들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천천히 몸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30일 자유형 50m를 끝으로 이번 올림픽을 마감한다. 그는 “50m는 생각을 비우고 후련하게 뛰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 여자 배구, 핸드볼에서 나란히 1승을 올리며 8강행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에이스’ 김연경(33)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팀은 이날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랭킹 7위 도미니카공화국을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31일 치르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8강에 진출한다. 핸드볼 여자대표팀은 A조 3차전에서 일본을 27-24로 물리쳐 이번 올림픽 첫승을 따냈다. 한국은 31일 오전 11시 몬테네그로와 4차전을 치른다. 남은 몬테네그로전과 앙골라전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같은 날 밤 열린 남자 야구 B조 1차전 이스라엘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10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양의지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냈고 밀어내기 득점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희찬/조수영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