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청년 인재 잡기 총력전…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손짓'

입력 2021-07-28 18:22
수정 2021-07-29 02:17
부산시가 부지 제공 등의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며 구글 창업 플랫폼과 글로벌 기업 유치에 본격 나섰다. 부산에는 대기업이 거의 없고 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젊은 인재 유출을 막고 부산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선 굵직한 기업 유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구글에 러브콜 보낸 부산시부산시는 시청에서 마이클 킴 스타트업캠퍼스 한국총괄,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운영사 스파크랩스 관계자 등과 만나 구글 스타트업 창업플랫폼의 부산 설립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구글은 구글 스타트업캠퍼스라는 이름으로 창업가 공간을 마련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 스타트업캠퍼스는 2015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 문을 여는 등 세계 7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구글 스타트업캠퍼스는 매년 입주 기업을 선정해 사무공간과 구글의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홍보·인사관리까지 스타트업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구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투자자를 연결하는 등 세계 시장 진출 기회를 넓혀 주는 역할을 한다.

시는 이런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설치하기 위해 부산역 유라시아 플랫폼과 청년창업 허브로 조성 중인 옛 동남통계청에 공간을 제공하는 방안을 구글에 제시했다. 교통 여건이 좋은 유라시아 플랫폼 일부 공간을 투자유치 설명회 등 스타트업을 위한 이벤트 개최 장소로 활용하고, 내년 3월 리모델링이 완료되는 동남통계청사에 입주 공간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부산지역 스타트업밸리 조성과 해양·스마트시티 분야에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하반기에 구글을 유치해 유라시아 플랫폼에서 투자설명회 등을 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우수 기업 유치 ‘시동’ 부산시는 글로벌 우수 기업 유치에도 시동을 걸었다. 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와 첨단 기술기업을 유치해 부산의 경제체질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크지만 도심 내 매력적인 입지가 부족해 외곽 산업단지에 제조업종과 중소기업을 유치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글로벌 우수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미활용 공유 재산을 대기업 계열사와 첨단기술 기업 등 글로벌 우수 기업 유치에 활용하기로 했다. 해운대구 센텀시티 벡스코 옆 세가사미 부지, 수영구 민락동 옛 청구마트 부지, 해운대 신시가지 공영주차장, 사하구 다대소각장 부지 등 10여 곳에 이른다. 시는 이들 부지를 기업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매각하거나 공영 개발 후 장기 임대할 방침이다. 시는 기업이 초기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효과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는 부산 이전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내집 마련 지원을 위해 국민주택 특별공급 대상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수 인재에겐 2년간 월 3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