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확진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사흘 새 132명 늘어났다. 전파력이 높은 인도발(發)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된 영향이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접종 완료자 554만3933명 가운데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누적 77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에는 657명이었는데 3일 만에 100명 이상 늘었다. 돌파감염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면역형성 기간인 2주가 지나고 나서 코로나19에 확진되는 사례다.
백신별로 보면 얀센의 돌파감염 사례가 10만 명당 3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아스트라제네카(AZ·16.9명), 화이자(5명), AZ-화이자 교차접종(0.7명) 순이었다. 얀센 접종자 대부분이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이라 돌파감염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들 가운데 30%는 코로나19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이 돌파감염 확진자 중 226명을 무작위로 뽑아 변이 분석을 했더니 72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중 델타 변이가 54명으로 가장 많았고, 알파 17명, 베타 1명이 뒤를 이었다.
이런 와중에 이번주 도입 예정이던 모더나 백신은 8월로 밀렸다. 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더나 측으로부터 제조 공정상 문제가 발생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당초 7월 말 공급 예정이던 백신도 8월로 일정이 조정됐다”고 했다. 국내로 들어오는 모더나 백신은 스위스 론자가 원액을 생산하고 스페인 업체가 원액을 병에 담는 공정을 맡는데, 스페인 제조공정에서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7월에 들어오지 못한 모더나 백신은 8월 도입 예정분과 함께 들어올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8월 물량은 스페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차질 없이 도입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모더나 수급 차질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8월 접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주 접종이 시작되는 대상은 55~59세, 60~74세 중 미접종자, 대기업 사업장 종사자 등 501만6000여 명이다. 이 중 432만여 명은 8~9월 초에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여기에 다음달 1차 접종이 시작되는 50~54세 예약자(312만 명)와 18~49세(1700만 명) 접종을 감안하면 최소 2900만 회분 이상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화이자·모더나는 332만 회분이다. 28일 들어올 화이자 268만 회분을 더해도 700만 회분에 그친다.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3000만 회분 이상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지만, 50세 미만에게 맞힐 수 없는 AZ를 빼면 물량이 빠듯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대본은 오는 30일 세부적인 8월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비수도권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됐다. 다만 인구 10만 명 이하인 지역에선 자율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충남 보령·태안 등 23개 지역은 2단계를, 경북 상주 등 13개 지역은 1단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