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남편 잠자리, 맘카페에 고민 올렸다가 이혼 위기

입력 2021-07-27 15:59
수정 2021-07-27 16:00


남편의 무리한 잠자리 요구와 관련된 고민을 지역 맘카페에 올렸다가 이혼 위기에 몰린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26일 방송된 채널A·SKY채널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에서는 '짐승 남편'과 살아가는 아내의 사연 '애로드라마-나는 짐승과 결혼했다'가 선보여졌다. 또 원조 아이돌 영턱스클럽의 메인보컬 출신 남편 박성현과 레이싱 모델 출신 아내 이수진은 남편의 '꼰대' 행각을 놓고 '속터뷰'에서 대격돌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아내는 아침, 저녁 가리지 않고 몸을 불사르는 남편의 사랑이 버거웠고, 일에까지 지장을 받고 있었다. 남편이 섭섭해하는 모습이 보기 힘들어 부부관계를 거절하지 못했던 아내는 결국 방광염과 근육통으로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

남편의 성욕을 풀어주는 도구가 된 것 같아 고민이던 아내는 지역 맘카페에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던 중 반대로 성욕이 없는 남편이 고민인 한 맘카페 회원과 친해지게 돼 현실에서도 만났고, 이 회원은 성욕을 해소시키는 방법으로 운동을 추천했다.

아내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한 남편은 더 이상 밤낮으로 아내를 괴롭히지 않았다. 줄어든 남편과의 부부관계에 아내는 잠시 행복했지만, 오히려 아내가 부부관계를 원해도 거절하며 너무나도 달라진 남편의 모습에 불안해졌다.

그러던 중 휴대전화 기록 속 불륜의 증거를 확인한 아내는 남편의 상간녀가 바로 아내에게 남편의 운동을 추천했던 맘카페 회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무성욕자 남편을 둔 상간녀는 성욕이 넘치는 남편 때문에 고민하는 아내의 글에 질투가 났고, 그런 남편이 궁금했다며 불륜에 빠지게 된 과정을 밝혔다.

이에 남편도 아내에게 "맘카페에 올린 글 다 봤다. 당신은 날 짐승, 벌레, 범죄자로 취급했고, 몰래 약까지 먹였다. 나랑 잘 맞는 여자랑 살고 싶다"며 외도를 저지르고도 더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했다.

MC들은 아내가 맘카페에 게시글을 올린 것과, 남편 몰래 정력을 줄이는 약을 먹인 행동들이 유책 사유가 되는지 궁금해했다.

법률 자문 담당 남성태 변호사는 "이혼의 주된 파탄 원인은 남편이다. 외도는 정당화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MC 안선영은 "이미 파탄 난 혼인 관계다. 육체적인 관계로 남편이 이혼을 요구한다면 당당하게 위자료 받고 깔끔하게 잊어라. 경제능력도 있고, 아이 혼자서 잘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MC 양재진은 "사연자가 쓸데없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은 횟수와 관계가 없다. 남편의 사랑이 욕구로 전락한 마당에, 남편이 던지는 말들에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내를 위로했다.

'속터뷰'에서는 9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결혼 10년차를 맞은 영턱스클럽 메인보컬 출신 박성현&레이싱모델 출신 이수진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 이수진은 "결혼 전엔 남편의 고지식함을 몰랐는데, 결혼하고 보니 남편의 잔소리와 간섭이 너무 심하다. '꼰대' 같다"며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이수진은 "결혼 전에는 살림을 전혀 안 했다. 결혼 후 남편에게 살림을 배웠다"며 잔소리의 시작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남편은 항상 '이리 와 봐, 여기 앉아 봐'라며 명령조로 가르친다. 결혼 초에는 살림을 몰랐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근데 결혼 10년차인 지금도 그런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남편 박성현은 "나도 억울하다. 아내가 못해서 그런 거다. 살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건데 아내가 잔소리로 듣는 거다"며 반격에 나섰다.

박성현은 "주방과 요리는 내 몫이다. 아내는 요리를 아예 배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이수진은 "처음엔 나도 요리를 했다. 열심히 요리를 해도 남편은 칭찬 한 번 없이 '싱겁다, 짜다, 별로다'라고 잔소리를 했다. 그렇다 보니 점점 요리에 손을 놓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MC들은 아내 이수진의 입장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이수진은 "남편은 아이들에게도 잔소리가 너무 많다"며 아이들에게도 '꼰대'인 아빠의 모습을 폭로했다. 이에 박성현은 "나도 가끔 좀 심했나 싶을 때가 있다"며 인정했고, 이어 "어린 시절 제 아버지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씀하셨다. 그 잔소리가 저도 듣기 싫었다. 근데 결혼하고 보니 나도 아버지처럼 하고 있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수진은 "남편의 잔소리 이유를 안다. 그래도 조금만 예쁜 말을 해주고 칭찬해줬으면 좋겠다"며 작은 바람을 밝혔다.

최화정은 "칭찬 한 마디에 어른이든 누구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근데 실수만 지적한다면 맥 빠진다. 10년간 그렇게 살았다면 이젠 바뀔 때"라며 남편 박성현에게 조언했다.

양재진도 "노력하면 말투도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대화의 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중에 본인만 힘들고 외로워질 수 있다"며 "특히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해 싫은 사람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홍진경은 "저희 집은 한 달에 한번 가족회의를 한다. 잔소리 대신 가족회의로 규칙을 정해보는 걸 추천한다"고 해결책을 제안했다.

투표에서 MC들은 4대1로 아내 이수진의 손을 들어주며 칭찬에 후한 남편의 모습으로 변화하길 기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