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7일 청해부대 공중급유기 급파 지시 관련 청와대의 '문재인 치켜세우기'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자화자찬으로 일관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문 정권의 자화자찬, 문제입니다' 제하 입장문을 통해 "청해부대 장병들이 '국가가 나를 버린 게 아니냐'는 한탄을 하고 있을 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공중급유기를 보내라고 지시했다는 '문비어천가'를 불렀다"며 "그런데 그 소식이 신문 지면을 장식한 지 하루 만에 합동참모본부의 매뉴얼에 따른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해외 파병 근무 중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장병들을 어떻게 하면 빠르고 안전하게 복귀 시켜 치료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가족들을 안심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 청와대는 대통령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이 자화자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모더나 회장과 직접 전화 통화를 마친 후, 마치 우리나라는 백신 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모더나 백신 공급은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며 "대통령이 그러니 정부 고위 공무원들도 따라 한다. 한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은 백신 예약 중단을 비판하는 국민들에게 사과는커녕 '정은경 청장의 철저함 때문'이라고 불을 지른다"고 일갈했다.
또 "세계적 대유행이라지만, 교도소 집단 감염, 훈련소 집단 감염 등 막을 수 있는 집단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청해부대 집단 감염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고 충분히 대비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자화자찬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온통 자신의 인기와 지지율 방어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정작 우리 앞에 놓인 위험과 난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최 전 원장은 "저는 정치를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는 정신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라면 더욱더 그래야 한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언제나 일의 결과에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의 마음에 공감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어필했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1일 청해부대 공중급유기 급파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보고를 받으시자마자 참모회의에서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공중급유 수송기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며 "전원이 안전하게 후송을 시킬 수 있는 대책을 빨리 시행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도 문 대통령"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그러나 26일 서욱 국방부 장관은 공중급유 수송기 급파가 "합동참모본부 매뉴얼에 있었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마치 군은 아무도 안 하고 있는 양 이렇게 (청와대가) 군을 모욕할 수가 있는건가. 청와대 참모라고 하는 사람이 이에 대해 항의한 적 있나'라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지시가 있었던 것도 맞고, 저희가 검토를 했던 것도 맞고 매뉴얼에 있었던 것도 다 맞다"고 대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