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갱단에 납치된 우버 운전기사, 죽은척해 목숨 건졌다 [박상용의 별난세계]

입력 2021-07-27 11:31
수정 2021-07-27 11:47

브라질에서 40대 여성 우버 운전기사가 탑승객으로 위장한 10대 갱단 4명에게 차량을 빼앗기고, 집단 구타를 당하다가 죽은 체를 하는 기지를 발휘해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브라질 온라인 매체 G1에 따르면 우버 운전기사 마르시아 앙골라는 지난 24일 마투그로수 탕가라 다 세라에서 10대 소년 4명을 차에 태웠다. 소년들은 앙골라에게 "일행이 한 명 더 있다"며 "가다가 잠깐 세워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던 장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소년들은 갑자기 돌변해 장난감 총으로 앙골라를 위협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앙골라를 끌어내 눈가리개를 씌우고, 뒷자리로 옮겼다. 이어 차량을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앙골라에게 요구한 것은 돈이었다.


앙골라는 안간힘을 써 눈가리개를 벗어냈다. 하지만 역효과가 났다. 눈을 마주친 소년들이 격분해 구타를 시작한 것이다. 앙골라는 "눈가리개를 벗자 사방에서 주먹이 날라왔다"며 "나를 목 매달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살 방법은 죽는 척을 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소년 한 명은 "아직 살아있어. 목을 졸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소년들은 잠시 뒤 세포투바 강 위를 지나는 다리에 차를 세웠다. 앙골라를 차량 밖으로 꺼내 발과 팔을 잡고 흔들더니 그를 다리 아래로 던졌다. 앙골라는 "눈을 가리고 있어 어디로 떨어지는 지 알 수 없었다"며 "신에게 땅이 아닌 물에 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강이었다. 앙골라는 "강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다리 위에서 소년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나는 다시 죽은 척을 하고 강물에 몸을 맡겨 떠내려갔다"고 했다. 잠시 뒤 앙골라는 강기슭에 다다랐고, 그를 발견한 주민이 구급대를 불러 구조했다.



소년들은 앙골라를 강에 던진 뒤 노바 올림피아로 향했다. 이들은 한 시계 가게 창문을 부수고 물건을 훔쳤다. 소년들은 경찰에 체포됐고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소년 한 명이 자수하려고 경찰서에 가다가 모친에게 두들겨 맞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