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시행 1년을 앞두고 임대차법을 보완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 임대차 기간 연장 등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문제점과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난 임대차법은 폐지가 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1년 뒤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세입자들의 계약이 다시 만료된다”며 “임대료 책정 권한이 임대인에게 집중돼 있는 불평등한 계약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입법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31일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1회에 한해 기존 계약의 2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계약갱신을 포함한 임대차 계약 기간을 기존 4년에서 6~8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규 임대차 계약 시 과도하게 임대료를 올리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계약 갱신을 한 세입자의 경우 2년 뒤 신규 계약을 할 때 전·월세 가격이 대폭 상승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설픈 추가 규제는 부작용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의 폐해가 지난 1년간 여실히 드러난 만큼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게 답이라는 지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실거주 2년 규제를 철회하자마자 서울 강남구 은마, 마포구 성산시영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전세 매물이 두 배가량 늘어났다”며 “임대차법과 같은 반시장적인 규제는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차 계약 기간을 4년에서 6년이나 8년으로 늘려도 그다음에는 똑같은 전셋값 폭등을 감내해야 한다”며 “전셋값은 물론이고 매매가격까지 폭등시킨 임대차법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