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버추얼(가상) 스튜디오를 설립한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스튜디오에 적용하기로 했다.
CJ ENM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마이크로 LED 기술인 ‘더 월’ 제품을 새로운 스튜디오에 적용한다고 26일 발표했다. 버추얼 스튜디오(사진)는 세트장 전면에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한 스튜디오다. 영상을 제작할 때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한다. 지난해 미국 에미상에서 특수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디즈니플러스의 ‘더 만달로리안’ 제작진은 촬영할 때 버추얼 스튜디오를 활용했다.
CJ ENM은 경기 파주에 21만2883㎡ 규모로 짓는 복합콘텐츠 제작 시설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의 13개 동 가운데 1개 동을 버추얼 스튜디오로 건설한다. 스튜디오의 벽면 전체를 삼성전자 ‘더 월’로 꾸민다. 이 가운데 메인 LED월은 지름 20m, 높이 7m 타원형 구조로 설치된다.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월을 들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통상 상업용 전광판에 쓰이는 LED 소자의 100분의 1 이하인 초소형이다. 소자 크기가 줄어들어 곡면으로 제작할 수 있고, 색상 표현도 기존 제품보다 뛰어나다.
버추얼 스튜디오가 완공되면 우주·미래 등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상과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물리적인 세트장이 필요하지 않게 돼서다. 세트 제작비 등이 절감되고, LED 화면에 3차원(3D) 배경을 투사해 촬영하면 제작 기간도 감축할 수 있다.
강호성 CJ ENM 사장은 “삼성전자와의 제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버추얼 스튜디오 구축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콘텐츠업계 생태계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