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투자전문지주사인 SK㈜가 중국의 식음료 유통기업인 조이비오 그룹과 대체육 등 친환경 대체식품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지속가능 먹거리’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 공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행보다.
SK㈜는 조이비오 그룹과 1000억원(5억 5000만 위안) 규모 중국 대체식품 투자 펀드 조성을 포함한 투자 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이비오 그룹은 중국의 대형 투자업체 레전드 홀딩스가 2012년 설립한 식음료 유통 기업이다. SK㈜는 2019년 국내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조이비오 그룹에 약 22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번에 조성되는 펀드의 이름은 '지속가능 식품 투자 펀드(Sustainable Food & Consumption Fund)'다. 핵심 투자 대상은 식물성 대체 고기, 발효 단백질 등 대체 단백질 생산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에는 SK㈜, 조이비오 뿐만 아니라 중국 유수 식품 기업과 충칭 지방 정부 펀드도 출자자로 참여했다. SK㈜는 약 180억원 가량을 출자했다.
두 기업은 도심 속 온실 등 인공 구조물 내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수직농장 등을 개발하는 중국 내 푸드테크 기업와의 사업 협력과 글로벌 대체 단백질 기업의 중국 진출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대체식품은 동물에 기반한 전통적 농축산업 방식 대신 주로 콩, 버섯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이나 첨단 미생물 발효 기술로 개발한 단백질로 만든 식품이다. 대체식품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체 단백질은 대규모 동물 사육없이 혁신 기술로 단백질을 구현해 농축산업 탄소배출 감축, 식품안전성 등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ESG 투자로도 각광받고 있다. 블랙록, 테마섹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도 ESG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크게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분야다.
SK㈜는 2020년 미국 발효 단백질 개발사인 퍼펙트데이에 약 540억원을 투자하며 대체 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미국 대체 단백질 개발사 네이처스 파인드에도 약 290억원을 투자하며 미국 대체식품 시장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가고 있다. 영국의 대체육 생산 기업 미트리스팜 투자도 추진중이다. 이번 조이비오와의 펀드 조성까지 미국, 영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 내 유망 푸드테크 기업 투자를 통해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푸드테크 전문 벤처캐피탈인 미국 에그펀더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진행된 대체식품 관련 투자는 2016년 약 1300억원에서 2020년 2조 6000억원으로 20배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2019년 대체 단백질 시장이 형성된 중국은 식물성 고기를 중심으로 소비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대체식품 시장은 향후 높은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 센터장은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시장은 향후 무궁무진한 부가가치 확장이 기대되는 유망 분야인 동시에 환경적 가치도 큰 사업"이라며 "핵심 기술을 보유한 투자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기회 확대 등 시너지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