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핫식스' 이정은(25)의 우승 확률이 84.5%라고 했다. 실패보단 성공을 떠올리게하는 숫자다. 하지만 이정은은 15.5%에 발목이 잡혔다.
메이저대회 2승 문턱에 있던 이정은이 역전패를 당했다. 이정은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GC(파71)에서 열린 LPGA투어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5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5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함께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적어낸 호주동포 이민지(25)에게 연장전으로 끌려갔고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패했다.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져 보기에 그쳤다. 이민지는 버디를 기록했다.
LPGA투어 유일한 우승을 2019년 US오픈에서 들어 올린 이정은은 3라운드까지 18언더파를 쳐 우승이 유력했다. 2위엔 5타 차 앞서 있었고 11언더파였던 이민지보단 7타가 더 유리했다. 그러나 이민지는 이날만 7타를 줄였고 이정은은 제자리에서 걸었다. 1번홀(파4)을 버디로 시작하고도 남은 전반 홀에서 보기 5개를 쏟아낸 것이 치명적이었다. 후반에 잃었던 4타를 만회하는 데 에너지를 쏟았고 결국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맥없이 패했다.
이민지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버디만 7개를 쳐 7타를 줄였고 연장전에선 이글에 가까운 버디로 우승을 확정했다. LPGA투어 개인 통산 6승째. 메이저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다가오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개인전에서도 강력한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이민지는 호주 국기를 달고 도쿄로 건너간다.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는 다음달 4일부터 나흘간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 가스미가세키CC에서 열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