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원 인터뷰] "초기엔 정말 감기라 믿었는데 빠르게 확산돼"

입력 2021-07-23 18:30
수정 2021-07-23 18:51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원들은 기항지에서 물품 수급을 통해 조리병들부터 먼저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23일 국방부공동취재단과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의 청해부대 간부들은 모두 초기에는 감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충북 보은의 생활치료센터에서 원격으로 이뤄졌다.

확진판정을 받은 간부 A씨는 "처음에 조리병 친구들이 감기 증상이 있다고, 함내에서 얘기를 들었는데 감기가 생각보다 빨리 퍼져 10명 넘었을 때부턴 부대 자체적으로 최대한 퍼져나가지 않게 방역대책을 시행했다. 그래도 감기 증상자가 계속 늘었다"고 말했다. A씨는 "기항지 들어가서 군수적재 작업을 할때 방역수칙을 잘 준수해왔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나도) 코막힘 등 처음 증상 있었을때 감기라고 하니 단순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4진 장병들은 7월2일께 첫 증상자가 나온 이후 9일께 신속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오면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더 낮게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감기약이나 해열제 위주로 처방 받고 체온이 올라가서 근육 주사도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증상자가 수 십명을 넘어가면서 합동참모본부에서는 문무대왕함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침실을 분리해서 사용했다고 승조원들은 말했다.

또다른 간부 B씨는 "날이 갈수록 환자들이 계속 늘었는데 격리된 사람들 중에는 가래가 많이 올라온다는 이들이 많았다"며 "아프다고 보고한 뒤에는 쉬었는데 증상이 3일 정도 지나고 열이 떨어지면 (의무실에서) 환자를 해제해 일과를 다시 수행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은 조리병 인력들도 일주일 정도 앓거나 쉰 뒤에는 다시 조리 업무에 투입
밀집된 함정은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다. B씨는 "(함전내) 침실이 보통 적게는 16명, 많으면 36명까지 같이 쓰도록 설계돼 있다"며 "침대도 3층 침대에 서로 마주보고 사는데다, 화장실도 시간을 나눠 쓰지만 그 사이 바이러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승조원들의 외부인과의 접촉을 통한 감염 보다는 현지에서 공급받은 식자재가 부실하게 처리됏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B씨는 "부식이 부족하거나 불량 부식들이 있으면 간헐적으로 에이전트를 통해서 받은 적도 있는데 해산물이나 야채 같은 것은 바구니에 담겨서 래핑만 돼 있다"며 " 냉동제품들은 약품처리 하고 들어오지만 부식 포장 상태도 부실해 그걸 통해서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합동취재단/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