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시세 15억 마곡지구에…'지분적립형 주택' 2억원대 분양

입력 2021-07-23 17:31
수정 2021-08-02 15:46
시세의 절반 이하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지분적립형 주택, 이익공유형 주택 등 공공자가주택 사업이 본격화된다. 서울 강남과 마곡지구, 3기 신도시 등 알짜 입지에 공급해 ‘패닉바잉(공황 구매)’을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지구 내 미매각 부지인 차고지와 10-2블록에 지분적립형 주택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8·4대책’에 포함됐던 신규 택지로, 1200가구 중 임대 600여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가 지분적립형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지분적립형은 지분 10~35%가량을 먼저 산 다음 나머지는 20년이나 30년에 걸쳐 취득하는 구조다. 초기 주택 구입 부담을 줄여주는 할부구매 방식이다.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3000가구), 가락동 성동구치소(1300가구), 방배동 성뒤마을(940가구) 등에서도 공급이 검토되고 있다.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이 예정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각종 개발 호재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강남 코엑스의 두 배 규모인 ‘마이스(MICE)’ 복합단지가 착공한 데다 대기업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배후 수요가 탄탄해지고 있어서다. 마곡엠밸리 6·7·8·14·15단지 전용면적 84㎡는 시세가 15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지분적립형 주택 전용 84㎡를 2억원대에 분양받을 수 있다. 시세의 60% 수준으로 분양가가 정해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보다 훨씬 싸다.

내년에 주택면적 등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2023년엔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그동안 마곡지구 아파트를 전량 후분양해왔지만, 향후 공급에서는 선분양이나 사전분양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해 ‘2·4대책’에서 도입한 이익공유형 주택도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에서 공급한다. 분양가를 최대 시세의 절반으로 낮춘 대신 되팔 때 시세차익을 공공과 나누는 방식이다. 3기 신도시 전체 물량의 5~10%가 이익공유형 등으로 채워진다. 내년까지 예정된 사전청약이 아니라 2023년 본청약부터 공급이 시작된다.

지분적립형 주택과 이익공유형 주택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을 통해서도 공급이 가능해진다. 서울 은평구 증산3구역(4139가구)과 수색14구역(944가구), 불광1 근린공원(1651가구) 등이 유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가 공공자가주택을 활용해 자금 동원력이 낮은 20~30대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