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인근인 신정동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리모델링 첫 관문인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목동우성2차’에 이어 ‘신트리1단지’와 ‘신트리4단지’도 조합 설립을 위해 주민 동의를 받고 있다. 이 일대는 ‘신정뉴타운’ 개발, 경전철 목동선 신설 등 호재로 집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신트리1·4단지, 조합설립 ‘성큼’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정동 신트리4단지 리모델링 사업 추진위원회는 이날까지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40%를 확보했다. 지난 3월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기 시작한 지 넉 달여 만이다. 조합 설립을 신청하려면 동의율 ‘67%’를 채워야 한다. 추진위 관계자는 “연내 조합 설립 인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2000년 입주한 신트리4단지는 지하 1층~지상 15층, 8개 동, 845가구로 구성돼 있다. 전용면적 48~59㎡의 소형 면적 위주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다. 수평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가구 수는 지금보다 60~80가구 늘어날 것으로 추진위 측은 예상하고 있다.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은 수직 증축에 비해 사업성은 떨어지지만 안전성 검토를 받을 필요가 없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
리모델링이 가시화하면서 호가도 뛰고 있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7억75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실거래가(7억원)보다 7000만원 넘게 오른 가격이다. 현재 호가는 8억원까지 상승했다. 신정동 G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 추진과 경전철 목동선 착공 호재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신트리1단지(997가구·1999년 준공)도 추진위를 꾸려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주민 동의율은 약 33%다.
신정동에서 리모델링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목동우성2차(1140가구·2000년 준공)다. 작년 7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이 단지는 올 2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수평 증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27층, 12개 동, 1311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단지 전용 84㎡는 5월 연초(10억원)보다 2억여원 오른 12억1000만원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인근 신정뉴타운 새 아파트촌으로신트리4단지는 신월동 신정뉴타운과 맞닿아 있다. 신정뉴타운은 전체 7개 구역 중 1-3구역과 4구역만 빼고 개발이 완료됐다. 남아 있는 노후 주거지 개발이 속속 가시화하면서 인근 신축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신축 단지는 신정2-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목동아델리체’(1497가구·2021년 1월 준공)와 신정1-1구역을 재개발한 ‘목동센트럴 아이파크위브’(3045가구·2020년 5월 준공)다. 래미안 목동아델리체 전용 84㎡는 5월 신고가인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17억~17억2000만원 선이다. 목동센트럴 아이파크위브 전용 84㎡도 직전 신고가(13억6500만원에)보다 1억3000여만원 오른 15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이 일대는 개발 호재도 있다. 신정뉴타운 서쪽 서부트럭터미널 일대는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다. 물류 관련 일자리 지원 시설과 인프라 시설, 연구개발(R&D) 시설, 공연장, 도서관 등 문화 시설과 복지회관 등도 들어선다.
다만 인근 목동에 비해 교통 여건과 학군은 아직 열악한 편이다. 신월동~영등포구 당산동을 잇는 경전철 목동선은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신트리1단지 바로 앞을 지나는 목동선이 개통되면 종착역인 지하철 2·9호선 당산역에서 환승해 서울 강남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