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익률을 부탁해!…꿀휴식 책임질 꿀주식은

입력 2021-07-25 17:51
수정 2021-08-02 15:38
증권업계에서는 매년 여름 휴가철이 되면 거래량 감소에 따른 수급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곤 했다. 2019년만 하더라도 7월 국내 주식 거래주수가 3004만8260주였지만 8월 2649만4537주로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부터는 달라졌다. 2020년 7월 5050만2904주였던 한 달 거래주수가 8월 5252만4516주로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19로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데다가 시장 유동성이 더해지면서 거래량이 줄지 않았다.

증권사들의 여름 ‘톱픽’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9월 코스피지수는 지난 3년(2018~2020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상승률은 2018년 2.13%, 2019년 1.87%, 2020년 2.69% 등이다. 일명 ‘서머랠리’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승 종목수가 가장 많은 달은 7월이었다. 매년 1월 평균 상승 종목수를 100으로 했을 때 7월은 107.1이었다. 8월(103.6)도 상승 종목이 많았다. 전통적으로 펀드매니저들이 여름휴가를 앞두고 하반기 투자할 종목을 사놓고 떠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8~9월 거래량이 자연스레 줄어드는 이유다.

올해는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 8~9월에는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시장 변동성을 높일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여름휴가철을 맞아 종목 선별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주요 증권사들에 여름휴가철을 맞아 어떤 종목을 추천하는지 물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상승 모멘텀이 있는 종목과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지는 종목에 관심을 두라”고 했다. 증권사 가운데 개인 고객이 가장 많은 키움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코오롱인더스트리·CJ제일제당·에이스테크·청담러닝·신성통상을 추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인 노바백스가 3분기에 승인을 받을 경우 의약품위탁생산(CMO) 부문 호실적이 예상된다. 코오롱인더는 전방산업인 타이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아라미드·수소 소재와 관련한 상승 이벤트도 기대해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세에 진입했다. 5세대(5G) 통신 장비주인 에이스테크도 수주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SK이노베이션 눈에 띄네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현대차를 동시에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전기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완성차 업체로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전기차 관련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주가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가 신차 효과를 앞세워 구조적인 실적 개선세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주 중에는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추천 목록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삼성증권과 KB증권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았다. 향후 5년간 증설 속도가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높다는 게 삼성증권의 추천 이유다. KB증권은 하반기 수주 확대 소식 호재가 터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부터 배터리 부문 이익 개선이 가팔라진다는 점을 근거로 삼성SDI를 추천했다. 여름에 살 해외종목은전문가들은 해외 종목 중 대형주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애플,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추천 종목에 올랐다.

애플과 알파벳은 신규 자사주 매입 호재가 예정돼 있다. 자사주를 매입해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면 수익성 개선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전망이다. KB증권은 애플의 경우 900억달러, 알파벳은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NH투자증권은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방성이 강화된 윈도11을 공개하면서 주가 재평가 시기가 다가왔다”고 했다.

해외 주식 가운데서도 2차전지 관련주가 추천 종목에서 빠지지 않았다. 중국 분리막 시장 1위 업체인 은첩고분(창신신소재)이 대표적이다. KB증권은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성과 분리막 시장의 진입장벽을 고려하면 중장기 수혜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중국 최대 리튬 광산 기업인 간펑리튬을 추천했다. 리튬의 경우 남미지역 광산의 생산량 확대가 지연되면서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디즈니를 추천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던 테마파크가 속속 재개장하는 데다가 디즈니플러스를 앞세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성장도 도드라지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디즈니를 사면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에 동시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하이투자증권의 설명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