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포커스 “연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美 1상 신청”

입력 2021-07-26 08:40
수정 2021-08-03 07:12
<p> ≪이 기사는 07월 26일(08:40)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항산화 효소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20여년간 쌓아온 효소 생산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소재는 물론 신약 개발에도 도전하겠습니다.”

지난 21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만난 김의중 제노포커스 대표는 “현재 미국 효소 위탁생산(CMO) 기업과 계약을 맺고, 미국 임상을 위한 시료를 생산 중”이라며 “미생물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업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노포커스는 2000년부터 효소를 개량해 고객 맞춤 효소를 개발하고 있다. 효소는 화학·생화학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돕는 단백질 촉매다. 산업용뿐 아니라 의약·식품·연구용 등 활용 분야가 넓다.

회사가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도 효소 생산기술에서부터 시작됐다. 제노포커스는 유용한 미생물을 그대로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균주 개량을 통해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로 치료제를 개발한다.

대표 후보물질(파이프라인) ‘GF-103’은 ‘수퍼옥시드 디스무타아제(SOD)’ 효소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다. 습성 황반변성(Wet-AMD) 및 염증성 장질환(IBD)을 적응증으로 한다. 김 대표는 “장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유용한 미생물을 선별하고, 이를 통해 SOD 효소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SOD는 제노포커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생물 유래의 항산화 물질이다. 우리 몸의 대사 과정 중에 생기는 활성산소(ROS)를 제거한다. 회사는 작년 8월 SOD에 대해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안전원료 인증(GRAS)을 받았다.

제노포커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스포어 바이오로직스(Spore Biologics)’ 기술을 활용한다. 바실러스 포자(Spore)에 SOD를 붙여 이를 먹으면, 장내에서 포자의 발아를 통해 치료용 단백질을 분비하도록 했다. GF-103은 기존 약물보다 긴 시간동안 체내에서 지속적으로 항산화 작용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효소와 효소의 대사물질을 조절함으로써 장내 환경을 개선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GF-103는 마우스 모델에서 AMD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안구주사 치료제 아일리아와 동등 이상의 효능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안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ROS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생성되는 신생혈관이 시신경을 누르면서 황반변성이 일어난다”며 “GF-103은 ROS 제거를 통해 신생혈관 생성을 막는 근본적 치료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먹는 AMD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미생물에서 유래했고 단백질을 구강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IBD 역시 실험견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에서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제노포커스는 SOD 효소의 응용기술 및 적응증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적어도 다섯 가지 적응증에 대해 약물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검증했다”며 “하반기 중 효소 응용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의약품 상업 생산을 위한 미국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cGMP) 시설을 올해 말 완공하고, 202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회사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인 산업용 특수효소 사업 부문에서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오는 8~9월 글로벌 1위 유제품 기업과 갈락토올리고당(GOS)을 만드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에 대한 공급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며 “4분기부터는 매출이 2~3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출시한 진단용 효소 ‘프로테이나제 K(Proteinase K)’의 공급도 본격화된다. 이 효소는 유전자증폭(PCR) 기반 코로나19 진단 시 고효율 추출 키트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김 대표는 “연초까지 장기보존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가속시험을 진행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유명 진단키트 회사들에게 공급을 시작해 관련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