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 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사진)는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인정 받은 산업 분석 전문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인 지 4년 만인 2012년 한경비즈니스 등이 선정하는 자동차·운송 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역대 최연소로 선정됐다. 그가 쓴 '자동차 제국'의 영문판 '오토 엠파이어(Auto Empire)'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도 출간됐다. 미국 콜로라도 독립출판협회(CIPA) 북어워드에선 특별상을 수상했다.
직장을 관두고 미국으로 건너간 최 전 애널리스트는 미시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현재 시장분석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최근 애널리스트 생활을 하며 쌓은 노하우와 미국에서 쌓은 지식을 활용해 '서학개미'의 투자 지침서가 될 만한 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트렌드를 알면 지금 사야 할 미국 주식이 보인다'(한스미디어)다. 최 전 애널리스트는 22일(현지시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반드시 알아야 하는 미국 주요 기업 32개의 핵심 정보들을 꼼꼼히 분석했다"며 "제대로 된 기업 정보를 찾기 힘든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투자 지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애널리스트가 책을 통해 제안하는 기업 분석 방법은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보는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뒤바뀐 미국 주요 산업의 트렌드를 살펴야 지금 사야 할 유망 기업들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최 전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주요 기업 32개를 8개의 카테고리(리테일, 모빌리티, 재택근무, 집콕, 금융, 부동산, 포스트 코로나 회복 업종으로 나눠 이슈별로 살펴봤다.
리테일 부문에선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이커머스 업종들에 대해 분석했다.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아마존과 고속 성장 중인 쇼핑몰 솔루션기업 쇼피파이가 주인공이다. 홈디포와 베스트바이 등 몰락 속에 살아남은 소매업종 기업들에 대한 얘기도 적었다.
모빌리티 부문에선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 시장의 승자를 두고 겨루는 자동차 회사들에 대해 분석했다. 우버와 도어대시 등 미국의 문화를 바꾼 혁신 기업들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재택근무 부문에서는 코로나19가 바꾼 근무 환경에 따라 더욱 성장하고 있는 애플과 델,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의 경쟁력에 대해 분석했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과 도큐사인 등 기업들의 전망에 대해서도 썼다.
집콕 부문에서는 전 세계 안방을 사로잡은 OTT 시장의 선두주자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컴퍼니 등을 살폈고 반려동물 시장이 커짐에 따라 스타 기업으로 떠오른 반려동물 이커머스 회사 '츄이'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레저 부문의 펠로톤 인터랙티브와 가민, 금융 부문에선 페이팔과 스퀘어, 부동산 부문에서는 미국 온라인 부동산 1위 플랫폼 기업인 질로우에 대해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다룬 분야는 포스트 코로나19 회복 업종이다. 항공, 오프라인 리테일러, 호텔, 테마파크 및 크루즈, 석유 산업 등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위기에 처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에 대해 살펴봤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코스트코, 에어비앤비, 카니발 등 다시 한 번 도약할 기업들에 대한 전망도 넣었다.
최 전 애널리스트는 기존의 미국 주식 서적과의 차별점으로 '생생한 현장감'을 꼽았다. 유튜브와 각종 매체를 통해 미국 기업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찾을 수는 있지만 기업의 '진짜 가치'에 대해 속속들이 알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 전 애널리스트는 "아마존과 테슬라, 넷플릭스 등 국내에 잘 알려진 기업 외에 자국민들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진짜 국민 기업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며 "미국 산업의 변화와 달라진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대해 꼼꼼히 기록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미국 현지 산업 및 금융 전문가 7명의 인터뷰도 담겨 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