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지난해까지 10년 연속으로 국가경제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기업집단으로 꼽혔다.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은 '2021 한국 대기업 국가경제 공헌도 평가'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상위 20대 기업집단의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각 기업집단이 국가 경제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 파악했다.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은 숭실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주요 대학 회계학 교수들이 만든 기관이다.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은 지난 2012년부터 기업이 사회에 얼마만큼 기여하는지 조사해 매년 발표해왔다. 이 기관을 이끌고 있는 이종천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주요 대기업이 투자와 수출을 늘리고 기부금은 유지하면서 방파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의 국가경제 공헌도 점수는 134.85점으로 2위인 현대차(66.78점)의 두 배 수준이었다. 기업집단의 △매출△수출△급여△법인세△고용△연구개발△시설투자△기부금을 각각 집계해 점수화한 것이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1위를 차지해온 삼성은 지난해에도 모든 평가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205조9000억), 법인세(3조2960억), 연구개발(21조6460억), 시설투자(31조7670억) 등에서 타 기업집단과 차이가 상당했다.
3위는 LG, 4위는 SK였다.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네이버는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에 비해 국가경제공헌순위가 상승한 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 LG, 한국전력공사였다. 하락한 기업집단은 에스케이, 롯데, 효성, 두산, LS였다. 강평경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현대차는 급여지출(14조1000억원)과 고용(16만1000명)에 많이 기여했고, LG는 수출(27조7000억원)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기업집단 1위를 수성한 데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다는 게 평가원 측 설명이다. 개별 기업의 경제 공헌도를 따져봤을 때 삼성전자가 136.7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모든 평가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공헌도가 합도적으로 컸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수출은 146조5000억원으로 2~9위 기업의 수출을 모두 합친것 보다 많았다. 2~7위 기업의 사회공헌액수를 합친것(2020억) 보다 삼성전자의 사회공헌(2550억원)이 많았다.
송민섭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설투자를 대폭 줄인 기업이 많았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60%가량 늘렸다"고 분석했다.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 교수는 "세계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는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은 기업 의사결정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며 "국내 경제는 삼성전자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최선의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의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