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대책 쏟아냈지만…서울 주택 착공·준공 다 줄었다

입력 2021-07-22 18:01
수정 2021-07-22 23:56
주택 공급의 ‘바로미터’가 되는 준공, 착공, 인허가가 올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급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상당 기간 집값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지역 주택 준공은 2만9475가구로 전년도 같은 기간(3만6020가구)보다 6545가구(18%) 줄었다.

준공이 적다는 것은 2~4년 전 주택 인허가가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준공이 감소하면 입주 물량이 부족해 전세와 매매 시장을 자극하게 된다. 주택 착공도 올 들어 5월까지 1만7555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2만7724가구)과 2019년 1~5월(2만4410가구) 수준을 크게 밑돈다.

주택 건설 인허가는 올해 1~5월 3만915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2만2149가구)보다는 39.6% 늘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평균 인허가가 2만9377가구임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을 조금 웃도는 정도다.

정부는 올해 ‘2·4 대책’에서 서울 도심에 3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공공재개발 등의 부지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8·4 대책’의 핵심인 태릉골프장(1만 가구)과 용산 캠프킴(3100가구) 개발은 주민 반발과 지방자치단체 이견이 크다.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과 상암DMC 용지개발(2000가구)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을 한다는 신호를 주려고 하지만 실제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입주자 모집공고 기준)은 작년 4만9415가구에서 올해 3만864가구, 내년엔 2만463가구로 크게 감소한다. 여기에 인허가, 착공도 부진해 앞으로 3~4년 뒤에도 공급난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5년간 24만 가구를 민간 주도로 공급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피드 공급 정책도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앞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및 수도권에서 주택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지더라도 서울에서 공급이 계속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민간 공급 물량까지 많이 줄어 현재의 공급난을 단기간에 해결하긴 힘들어 보인다”며 “현재 집값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