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선수들이 온몸으로 날것 그대로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축제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다양한 스토리를 품은 선수들이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선수단의 최고령 선수는 남자 10m 공기권총, 10m 공기권총 혼성전에 출전하는 진종오(42)다. 10m 공기권총 혼성전에서 짝을 이룬 추가은(20)과 스물두 살, 대표단의 가장 어린 출전자인 수영의 이은지(15)와는 스물일곱 살 차이다. 2012년 올림픽 출전 자격 기준을 도입한 이후 중학생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것은 이은지가 처음이다.
대를 이어 출전하는 ‘2세 스타’들도 올림픽을 빛낸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딸 여서정(19)은 체조 여자 도마에 출전한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코치의 아들 이정후(23)는 야구대표팀 외야수로 올림픽에 나선다. 프로야구 롯데 에이스였던 윤학길 전 한화 코치의 딸 윤지수(28)는 펜싱 여자 사브르에 출전한다.
마라토너 오주한(33)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케냐 출신으로 2018년 9월 한국에 귀화하면서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을 담아 한국 이름을 지었다. 당초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를 노렸지만 과거 도핑 논란과 육상계 내부 이견 등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목표다.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은 대회 마지막 날인 8월 8일 삿포로에서 펼쳐진다.
해외 선수들의 면면도 다채롭다. 트랙 사이클 종목에 출전하는 영국의 로라-제이슨 케니 부부는 리우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다관왕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남편 제이슨은 6개, 아내 로라는 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반가운 얼굴도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겨울 날씨에도 상의를 탈의한 채 근육질 몸매를 과시했던 통가의 피타 타우파토푸아(38·사진)는 이번 올림픽에는 태권도 선수로 출전한다. 앞서 리우올림픽에도 태권도 선수로 참가한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스키선수로 출전했다. 이번에는 카누로 출전할 계획이었지만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2월 다시 태권도 종목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을 통과하면서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