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대행업체와 배달기사 간 계약서를 점검한 결과 건당 수수료율을 명시하지 않고, 사고 발생 시 배달업체의 책임을 완전히 면제하는 등 다수의 문제 조항이 발견돼 시정 조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생각대로·바로고·부릉 3개 배달대행사와 거래하는 700여 개 배달대행업체 중 배달기사 수가 50명 이상인 163곳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업체에 소속된 배달기사는 약 1만2000명이다. 점검 결과 업체와 기사 간에 맺은 계약서에는 불합리한 조항이 많았다. 사고 발생 시 귀책 사유와 무관하게 업체 책임을 완전히 면제하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계약 해지 후에 경쟁 업종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한 조항도 있었다.
또 배달 수수료를 건당 100∼500원 범위로 정했지만, 변동이 가능한 사유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업체가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책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업체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공정위는 기본 배달료를 계약서에 명시하고 상황에 따른 추가금액을 지급하도록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